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보급형 전기차 ‘모델3’의 생산에 차질을 빚으면서 주가가 급락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테슬라는 모델3로 연간 수십만대 양산에 처음 도전해왔으며, 업계는 이를 세계적 양산업체로 발돋움할 수 있을 지 평가하는 시험대로 여겨왔다.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탬베리노 애널리스트는 3일(현지시간) 테슬라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도'로 유지하며 예상주가를 210달러로 조정했다. 이는 이날 종가(348.14달러)보다 39% 낮은 수준이다. 템베리노 애널리스트는 테슬라의 3분기 모델3 생산이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며 이는 앞으로도 테슬라가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전망을 뒷받침한다고 평가했다.

테슬라는 2일 실적을 발표하며 지난 7월 생산을 시작한 모델3를 지난 3분기 동안 총 260대 생산해 220대 인도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당초 생산 목표량 1500대의 17%에 그친다. 테슬라는 "병목현상 때문"이라며 “캘리포니아의 자동차 공장과 네바다의 2차전지 공장 시설 대부분이 잘 작동되고 있지만, 몇 가지 문제를 해결하는데 예상보다 오래 걸렸다”고 설명했다. 테슬라는 다만 “이른 시일 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며 올해 12월 2만대(월간) 생산 목표를 유지했다.

다만 테슬라의 주가는 3일 오히려 6.61달러(1.94%)오른 348.14달러로 마감됐다. 투자자들이 테슬라측의 설명을 믿은 것이다.

테슬라의 주가는 올해 60% 가량 상승했다. 같은 기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3% 올랐다. 이런 주가 상승의 견인차가 모델3였다. 고급 세단인 모델S와 고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모델X에 이어 지난 7월 생산이 시작된 모델3는 테슬라 최초의 보급형 모델이다. 그동안 연간 판매량이 수만대 수준이던 테슬라가 내년 이 단일모델만으로 50만대를 팔겠다고 공언한 차다. 이미 40만대 이상 선주문을 받아놓았다.

월가의 증권사인 번스타인은 지난 27일(현지시간) “모델3가 성공하지 못하면 테슬라는 ‘패닉의 순간’을 맞게될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놓고 목표 주가를 265달러로 낮추기도 했다. 설립 이래 올해 말까지 106억달러에 달하는 돈을 소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테슬라가 모델3 양산에 실패하면 자금 고갈을 맞을 수 있다는 게 핵심 내용이다. ‘패닉의 순간’이란 투자자들이 갑작스레 냉정히 회사 현실을 인식해 등을 돌리면서 주가가 폭락하고 유동성이 말라버리는 때를 말한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