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아침 찾은 여의도 한강공원은 쓰레기장이 따로 없었다. 공원 곳곳에 먹다 남은 쓰레기가 가득했다. 지난달 30일 100만 명이 다녀간 불꽃축제가 끝난 뒤 거대한 쓰레기장으로 변한 한강공원에 대한 수많은 보도에도 달라진 건 없었다.
서울시는 한강공원 내 휴지통 역시 기존 600여 개에서 750여 개로 크게 늘렸지만 별다른 효과는 없어보였다. 쓰레기가 버려진 잔디밭에서 걸어서 30초면 충분한 50~100m 간격으로 휴지통이 있었지만 적지 않은 행락객들은 쓰레기를 치우지 않고 자리를 떴다. 버려진 음식엔 까마귀, 까치, 비둘기들이 모여들었다.
질서위반행위를 알리는 표지판을 비웃듯 길거리 가수들의 공연이 펼쳐졌을 공원 계단 곳곳엔 비닐봉지와 일회용 컵이 뒹굴었다. 시민 쉼터인 벤치, 다리 밑 그늘 공간도 예외는 아니었다. 아침 운동을 나온 고등학생 이민경 양(17)은 “시원한 가을 바람을 즐기러 나왔다 악취만 맡고 간다”고 말했다.
지난 4월 서울시의회는 도시공원에서의 음주를 금지하는 ‘서울특별시 건전한 음주문화 조성에 관한 조례안’을 통과시켰다가 홍역을 치렀다. “나라가 한강에서 ‘치맥(치킨+맥주의 준말)’도 못하게 하느냐”는 비판여론이 일면서다. 도시공원법이 아닌 하천법의 적용을 받는 한강공원은 해당 조례에 적용이 안 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태는 일단락됐지만, 논란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공원을 산책하던 은퇴자 이석호 씨(71)는 “쓰레기통이 눈앞에 보이는데도 깔고 앉은 돗자리까지 놔둔 채 쓰레기를 버리고 간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며 “공원을 즐길 권리만큼 책임도 져야 하는 게 제대로 된 시민의식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