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역사상 최악의 총기 참사가 발생한 네바다 주에서 총기 보유를 규제하려는 시도가 과거부터 수 차례 진행됐으나 번번이 좌절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4일(현지시간) 총격범 스티븐 패덕(64)이 네바다 주 메스키트의 총기상에서 수 년간 합법적으로 20여 정의 화기류를 구입할 수 있었던 배경을 분석하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먼저 2013년 샌디훅 초등학교 총기사건이 벌어지자 민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총기 구매자에 대한 일반범죄 경력 조회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추진했다.

하지만 공화당 소속인 브라이언 산도발 네바다 주 지사가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규제안은 수포가 됐다.

오히려 불필요한 자위권 침해라는 반론이 힘을 얻었다.

그러던 산도발 지사도 더는 버티지 못했다.

결국 2015년에는 국내 폭력범죄로 기소된 전력이 있는 자에 한정한 총기 구매 금지 법안에 서명했다.

하지만, 이 법안도 허울뿐인 규제였다.

총기 보유 옹호론자들이 법안에 각종 견제장치를 달았다.

라스베이거스 지역에서는 정당방위 범위의 확대와 함께 차량 내에 총기를 갖고 스스로 보호할 수 있도록 한 장치가 마련됐다.

주 지사가 사인한 법안은 이미 흐지부지된 상태였다.

지난해 네바다 주는 주민투표를 통해 아슬아슬하게 총기 구매자 전력 조회 법안을 통과시켰다.

그 전까지 네바다는 총기 보유가 무제한 허용되고 대다수 주에서 금지하는 고용량 탄창까지 지닐 수 있던 주로 인식돼왔다.

워싱턴포스트는 여전히 라스베이거스를 포함한 네바다 주의 총기 규제에는 걸림돌이 많다고 지적했다.

범죄 전력 조회 역시 공화당 출신 애덤 랙설트 주 법무장관이 연방수사국(FBI)이 단독으로 진행해서는 안 된다며 제동을 걸었다.

워싱턴포스트는 네바다 주에서 총기 규제 법안은 종종 '절름발이 법안'이 됐다고 평가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