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말 단기부동자금 1천35조…올해 들어 25조 늘어

저금리와 불안한 대내외 경제여건의 영향으로 급격한 증가세를 지속하던 단기부동자금의 증가세가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부동산 시장 활황의 영향으로 시중 여유 자금이 부동산 등에 쏠리면서 만기가 짧은 금융상품에 몰렸던 자금이 분산된 것으로 추정된다.

5일 한국은행과 금융시장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현재 국내의 단기 부동자금은 1천35조2천101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말 1천10조2천979억원보다 24조9천122억원 늘었다.

7월 말 통화량(M2)이 2천472조1천104억원(원계열 기준·평잔)이었음을 고려하면 시중에 풀린 통화의 약 42%가 현금이나 단기성 금융상품의 형태로 떠돌고 있는 셈이다.
부동산으로 옮겨가나?…단기부동자금 증가세 둔화
하지만 2015년 100조원이 넘게 급증했던 단기부동자금은 작년과 올해 증가속도가 급격하게 느려졌다.

단기 부동자금은 2008년 말 539조6천억원에서 이듬해 646조7천억원으로 급증했고 2013년 말 712조9천억원, 2014년 말 794조8천억원 등으로 전반적인 증가세를 보여왔다.

특히 2015년엔 1년 새 137조원이나 급증했고 증가율이 17.2%에 달하는 등 증가속도가 빨라졌다.

하지만 작년엔 연간 증가 폭이 전년의 절반 수준인 79조원으로 줄었고 올해 들어 7개월간은 24조9천억원 수준으로 감소해 작년의 32% 수준에 불과했다.

이런 증가속도라면 올 연말까지 증가 폭이 작년 1년 치의 절반 수준에 도달하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7월 말 단기 부동자금을 항목별로 보면 우선 현금이 90조9천억원으로 90조원 선을 넘었고 요구불예금은 207조원으로 집계됐다.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은 499조1천억원, 머니마켓펀드(MMF) 65조6천억원, 양도성예금증서(CD) 26조2천억원, 종합자산관리계좌(CMA) 48조2천억원, 환매조건부채권(RP) 6조3천억원 등이다.

MMF 등의 잔액은 금융사 간 거래인 예금취급기관 보유분과 중앙정부, 비거주자의 보유분을 빼고 집계한 것이다.

여기에 6개월 미만 정기예금의 잔액 67조6천억원과 증권사의 투자자예탁금 24조3천억원을 합쳐 단기 부동자금 규모를 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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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도말 │단기부동자금(조원) │
├──────────────────┼──────────────────┤
│2008 │539.6 │
│2009 │646.7 │
│2010 │653.5 │
│2011 │649.9 │
│2012 │666.4 │
│2013 │712.9 │
│2014 │794.8 │
│2015 │931.3 │
│2016 │1,010.3 │
│2017.7 │1,035.2 │
└──────────────────┴──────────────────┘

단기 부동자금은 만기가 짧거나 중도 인출을 할 수 있어 조금이라도 높은 수익률을 좇아 다른 금융상품이나 투자처로 옮겨갈 수 있는 자금이다.

단기부동자금의 증가세가 둔화한 것은 시중 자금이 부동산 투자나 금리가 높은 장기상품으로 옮겨갔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더구나 작년 말부터는 시중 실세금리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조금이라도 높은 금리의 금융상품으로 옮겨가는 '머니무브'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김지훈 기자 hoon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