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문학상을 받은 일본계 영국 작가 가즈오 이시구로(63)는 5일(현지시간) 노벨상 수상 소식을 전달받고선 '가짜뉴스'로 여겼다고 말했다.

AP 통신 등에 따르면 수상 소식이 전해질 당시 북런던 자택의 뒤뜰에 앉아있던 이시구로는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의 에이전트로부터 소식을 전해 듣고선 "거짓말이라고 생각해 가짜뉴스의 희생자가 됐다고 의심했다"고 말했다.

이시구로는 "스웨덴으로부터 걸려온 상냥한 여성의 전화를 받았고 나에게 노벨문학상을 받아들일 것인지 물었다"고 말했다.
노벨문학상 이시구로 "수상 소식 '가짜뉴스'로 의심"
그는 "전화 목소리가 침착한 낮은 목소리여서 놀랐다"라며 "그들은 어떤 파티에 나를 초대하고 있는 것 같았고, 내가 거절할까 봐 염려하는 듯한 인상이었다"고 전했다.

수상자 발표 직후 이시구로는 영국 BBC방송 인터뷰에서 노벨문학상 수상이 "굉장한 영광"이라며 "내가 위대한 작가들이 걸어온 길을 따른다는 뜻이기 때문이고, 그것은 아주 멋진 찬사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시구로는 인간과 문명에 대한 비판을 특유의 문체로 녹여낸 작품으로 주목받으며 현대 영미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스웨덴 한림원은 그가 "위대한 정서적 힘을 가진 소설들을 통해, 세계와 닿아있다는 우리의 환상 밑의 심연을 드러냈다"고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한 이유를 밝혔다.

(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lkb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