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노벨과학상이 주목한 건 생체시계·중력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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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학적 리듬 조절하는 유전자 발견
제프리 홀 교수 등 3명 생리의학상
100년 전 아인슈타인 예측한 중력파 검증
라이너 바이스 교수 등 3명 물리학상
생체분자 보는 극저온전자현미경 개발
자크 뒤보셰 교수 등 3명 화학상
작년 수상자 배출한 일본, 올해는 '빈손'
여성 과학자도 수상 못해
제프리 홀 교수 등 3명 생리의학상
100년 전 아인슈타인 예측한 중력파 검증
라이너 바이스 교수 등 3명 물리학상
생체분자 보는 극저온전자현미경 개발
자크 뒤보셰 교수 등 3명 화학상
작년 수상자 배출한 일본, 올해는 '빈손'
여성 과학자도 수상 못해
올해 노벨상 수상자 발표가 9일 경제학상을 끝으로 마무리된다. 노벨상을 처음 제정한 알프레드 노벨의 말처럼 올해도 인류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한 과학자들이 생리의학과 물리·화학 분야 상을 받았다.
◆생체시계 비밀 푼 과학자들
지난 2일 발표된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은 낮과 밤의 주기에 따라 몸에 변화를 일으키는 ‘생체시계’ 유전자와 그 기능을 발견한 제프리 홀 미국 메인대 교수, 마이클 로스배시 브랜다이스대 교수, 마이클 영 록펠러대 교수 등 미국 과학자 3명이 수상했다. 몸속 생체시계에 따라 사람은 아침·저녁으로 몸의 변화가 규칙적으로 일어나는 ‘서캐디언(24시간 주기) 리듬’을 나타낸다. 세 사람은 사과즙파리에서 이런 생체리듬에 따라 생물학적 리듬을 조절하는 유전자를 찾아냈다. 세포의 집합인 사람 몸도 이런 정해진 생체리듬에 따라 작동한다. 장거리 비행을 하거나 야근을 하면 새로 바뀐 시간에 적응하지 못하고 피곤하거나 졸린 이유도 생체시계의 영향 때문이다. 생체리듬과 실생활이 어긋나면 수면 장애나 우울증, 심혈관 질환 위험이 커진다. ◆아인슈타인 100년 전 예측 규명
올해 노벨 물리학상은 천재 물리학자인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100년 전 예측한 중력파를 실험적으로 검증해낸 라이너 바이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명예교수와 배리 배리시 캘리포니아공대(칼텍) 명예교수, 영화 ‘인터스텔라’의 과학 자문을 맡았던 킵 손 칼텍 명예교수가 받았다.
중력파는 질량을 가진 물체가 힘을 받아 가속도 운동을 할 때 발생하는 파동으로 2015년 9월 처음 그 존재가 포착됐다. 중력파는 블랙홀이나 중성자별이 합쳐지거나 초신성이 폭발할 때 외에 평소 사람이 뛰어다닐 때도 발생한다. 이들은 이런 미세한 신호를 포착하기 위해 미국 워싱턴주 핸퍼드와 루이지애나주 리빙스턴에 ‘ㄱ’자 모양의 길이 4㎞짜리 거대한 터널로 된 레이저간섭계중력파관측소(LIGO·라이고)를 설치했다. 2015년 9월14일 처음 검출된 중력파는 약 13억 년 떨어진 태양의 29배와 36배 질량을 가진 블랙홀 2개가 충돌해 새로운 블랙홀이 되면서 생성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중력파 검출 사실을 담은 국제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에는 이형목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 강궁원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책임연구원 등 국내 과학자 14명을 포함해 세계 14개국 1006명의 과학자가 이름을 올렸다. ◆고해상도 전자현미경 개발
노벨 화학상은 자크 뒤보셰 스위스 로잔대 생물물리학과 명예교수와 요아힘 프랑크 미국 컬럼비아대 생화학분자생물학과 교수, 리처드 헨더슨 영국 의학연구위원회 분자생물학연구소 연구원에게 돌아갔다. 이들은 세포와 바이러스를 살아 있는 상태에서 손상 없이 관찰할 수 있는 ‘극저온전자현미경’을 개발했다. 세 사람은 급속 동결이라는 방법에서 기회를 찾았다. 생체 분자가 변형되기 전 액체 질소로 급속히 냉동해 원래 분자 구조를 그대로 유지하는 방법이다. 2015년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극저온전자현미경을 ‘올해의 기술’로 선정했다. 살아 있는 바이러스와 세포의 분자 구조까지 알아내면 생명 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신진대사를 규명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
일본은 2000년대 들어 16명의 노벨 생리의학상·물리학상·화학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하지만 올해는 일본 과학자들이 노벨상을 받지는 못했다. 여성 수상자도 나오지 않았다. 노벨상 시상은 1901년 시작됐다. 여성 과학자 중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사람은 2명, 화학상은 4명이다. 시상식은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노벨이 세상을 떠난 날인 12월10일 열린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지난 2일 발표된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은 낮과 밤의 주기에 따라 몸에 변화를 일으키는 ‘생체시계’ 유전자와 그 기능을 발견한 제프리 홀 미국 메인대 교수, 마이클 로스배시 브랜다이스대 교수, 마이클 영 록펠러대 교수 등 미국 과학자 3명이 수상했다. 몸속 생체시계에 따라 사람은 아침·저녁으로 몸의 변화가 규칙적으로 일어나는 ‘서캐디언(24시간 주기) 리듬’을 나타낸다. 세 사람은 사과즙파리에서 이런 생체리듬에 따라 생물학적 리듬을 조절하는 유전자를 찾아냈다. 세포의 집합인 사람 몸도 이런 정해진 생체리듬에 따라 작동한다. 장거리 비행을 하거나 야근을 하면 새로 바뀐 시간에 적응하지 못하고 피곤하거나 졸린 이유도 생체시계의 영향 때문이다. 생체리듬과 실생활이 어긋나면 수면 장애나 우울증, 심혈관 질환 위험이 커진다. ◆아인슈타인 100년 전 예측 규명
올해 노벨 물리학상은 천재 물리학자인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100년 전 예측한 중력파를 실험적으로 검증해낸 라이너 바이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명예교수와 배리 배리시 캘리포니아공대(칼텍) 명예교수, 영화 ‘인터스텔라’의 과학 자문을 맡았던 킵 손 칼텍 명예교수가 받았다.
중력파는 질량을 가진 물체가 힘을 받아 가속도 운동을 할 때 발생하는 파동으로 2015년 9월 처음 그 존재가 포착됐다. 중력파는 블랙홀이나 중성자별이 합쳐지거나 초신성이 폭발할 때 외에 평소 사람이 뛰어다닐 때도 발생한다. 이들은 이런 미세한 신호를 포착하기 위해 미국 워싱턴주 핸퍼드와 루이지애나주 리빙스턴에 ‘ㄱ’자 모양의 길이 4㎞짜리 거대한 터널로 된 레이저간섭계중력파관측소(LIGO·라이고)를 설치했다. 2015년 9월14일 처음 검출된 중력파는 약 13억 년 떨어진 태양의 29배와 36배 질량을 가진 블랙홀 2개가 충돌해 새로운 블랙홀이 되면서 생성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중력파 검출 사실을 담은 국제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에는 이형목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 강궁원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책임연구원 등 국내 과학자 14명을 포함해 세계 14개국 1006명의 과학자가 이름을 올렸다. ◆고해상도 전자현미경 개발
노벨 화학상은 자크 뒤보셰 스위스 로잔대 생물물리학과 명예교수와 요아힘 프랑크 미국 컬럼비아대 생화학분자생물학과 교수, 리처드 헨더슨 영국 의학연구위원회 분자생물학연구소 연구원에게 돌아갔다. 이들은 세포와 바이러스를 살아 있는 상태에서 손상 없이 관찰할 수 있는 ‘극저온전자현미경’을 개발했다. 세 사람은 급속 동결이라는 방법에서 기회를 찾았다. 생체 분자가 변형되기 전 액체 질소로 급속히 냉동해 원래 분자 구조를 그대로 유지하는 방법이다. 2015년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극저온전자현미경을 ‘올해의 기술’로 선정했다. 살아 있는 바이러스와 세포의 분자 구조까지 알아내면 생명 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신진대사를 규명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
일본은 2000년대 들어 16명의 노벨 생리의학상·물리학상·화학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하지만 올해는 일본 과학자들이 노벨상을 받지는 못했다. 여성 수상자도 나오지 않았다. 노벨상 시상은 1901년 시작됐다. 여성 과학자 중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사람은 2명, 화학상은 4명이다. 시상식은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노벨이 세상을 떠난 날인 12월10일 열린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