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는 대자연을 품은 아름다운 여행지다. 빙하에 깎인 U자 모양 골짜기에 바닷물이 만들어낸 피오르(fjord)는 노르웨이가 자랑하는 자연의 절경이다. 하늘에 휘날리는 ‘빛의 커튼’ 오로라도 빼놓을 수 없다. 노르웨이 최북단에 자리한 트롬쇠에서는 연중 200일 이상 오로라가 나타난다. 멋진 자연경관은 노르웨이의 일부다. 건축, 축제, 미식, 맥주 등의 분야에서도 숨어있는 노르웨이의 매력을 만날 수 있다.
내뢰이 피오르
내뢰이 피오르
건축물 자체가 예술

노르웨이에서 최고로 손꼽히는 오슬로 현대 미술관은 전 세계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한데 모은 곳이다. 초기에는 미국 출신 젊은 예술가들의 작품이 주류를 이뤘지만 지금은 유럽, 브라질, 일본, 중국, 인도 등 여러 나라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의 작품을 다수 소장하고 있다.
아스트룹 피언리 현대미술관 전경
아스트룹 피언리 현대미술관 전경
전시 작품은 물론 아스트룹 피언리 현대미술관 건물 자체도 예술적이다. 이탈리아 출신의 건축가 렌조 피아노가 설계했으며, 유리 지붕 밑에 세 개의 파빌리온으로 구성돼 있다. 돛 모양의 현대적인 디자인이 방문객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벌칸 지구는 오슬로에서 가장 주목받는 지역이다. 이곳에는 혁신적이고 환경친화적인 건축물이 많다. 특히 도시 양봉을 위해 건축 설계 회사 스뇌헤타가 고급 푸드마켓 옥상에 설치한 벌칸 비하이브(Vulkan Beehive)가 유명하다. 16만 마리의 꿀벌이 살 수 있는 인공 벌집이다. 직접 벌통을 열지 않고도 꿀의 채집 시기를 확인할 수 있어서 도시인이 쉽게 양봉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축제와 함께 예술의 세계로

노르웨이에선 축제가 끊이지 않는다. 1년 동안 약 900여 개의 축제가 열리며, 그중 300여 개가 예술과 문화 관련 축제다. 수많은 축제 중에서도 매년 8월 개최되는 페르 귄트 축제(The Peer Gynt Festival)는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노르웨이의 야외공연예술제다. 5막 극시 ‘페르 귄트’를 지은 노르웨이의 극작가 헨릭 입센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1928년부터 시작됐으며, 1967년부터는 매년 열리고 있다. 오슬로에서 북쪽으로 56㎞ 떨어진 구드브란스달렌(Gudbrandsdalen)의 15개 마을에서 개최되는 이 축제에선 연극, 콘서트, 작품 전시, 토론 등이 열린다. 골로 호숫가에서 상연되는 페르 귄트 갈라 공연은 축제의 하이라이트. 내년 축제는 8월 개최될 예정이다.

리두리두축제는 1991년부터 사미(Sami) 문화를 홍보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열리고 있다. 사미는 노르웨이, 핀란드 등 북유럽 국가와 러시아에 거주하는 소수 민족으로 라프(Lapp)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 스칸디나비아 북부를 포함한 유럽 최북단 지역을 지칭하는 라플란드(Lapland)라는 명칭도 이 단어에서 유래된 것이다. 내년 리두리두축제는 오슬로에서 북쪽으로 1660㎞ 떨어진 만달렌(Manndalen)에서 7월11~15일 열린다.

수준 높은 미식 문화를 만나자

트론헤임 오로라
트론헤임 오로라
노르웨이의 미식 문화는 건강함으로 요약된다. 목초지에서 풀을 먹고 자란 양과 염소, 농약 사용을 최소화한 과일 및 채소, 깨끗한 환경에서 생산된 우유와 치즈 등의 유제품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음식 축제는 노르웨이의 미식 문화와 전통을 자세히 살펴볼 좋은 기회다.

마트스트라이프 푸드 페스티벌(Matstreif Food Festival)은 노르웨이의 수도 오슬로에서 매년 9월에 열린다. 축제 기간 동안 20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다녀갈 정도로 인기가 높다. 노르웨이 최대 규모의 음식 축제인 만큼 현지의 여러 특색 있는 미식 문화를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오슬로에서 북쪽으로 500㎞ 거리에 있는 트뢴델라그는 노르웨이의 음식 문화를 선도하고 있는 곳이다. 이 지역은 올해의 육류, 해산물, 가공육 제품을 위한 상을 다수 수상하며 노르웨이 최고의 미식 문화를 선보이는 곳으로 인정받았다. 매년 7월 말 또는 8월 초에 개최되는 트뢴델라그 푸드 페스티벌(Trøndelag Food Festival)에는 150여 개의 현지 푸드 부스가 참여한다.

수제맥주의 진수를 만끽하세요

노르웨이 고유의 맛을 자랑하는 지역 수제맥주도 경험해보자. 수제맥주를 좋아하는 현지인이 늘면서 각종 축제도 열리고 있다. 지난 9월 베르겐(Bergen)에서는 노르웨이에서 가장 큰 맥주 축제인 ‘베르겐 비어 페스티벌’이 열렸다. 45개 양조장이 참가할 만큼 규모도 컸다.

수제맥주 양조장은 노르웨이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길이 204㎞에 달하는 송네 피오르의 관문, 플롬도 예외는 아니다. 2007년 플롬에 문을 연 ‘아에기르’는 플롬 방문객의 필수 코스로 떠올랐다. ‘음식 안의, 음식과 함께하는 맥주’라는 철학을 가진 아에기르답게 맥주와 어울리는 음식을 맛볼 수 있다.

노르웨이 남동부 그림스타드(Grimstad)에 있는 뇌그네 외(Nøgne Ø)는 노르웨이의 대표 수제맥주 회사다. 2002년 설립된 뇌그네 외에서 만든 맥주의 50%는 해외로 수출된다. 현재 31종의 맥주를 생산 중이며, 유럽 최초로 일본식 청주도 만들고 있다는 점이 독특하다.

김명상 여행작가 terry@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