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보다 20만명 증가…부산항 면세점도 '콧노래'
지난달 30일 오전 부산 북항에 있는 국제여객터미널 3층 대합실. 220여 명의 관광객이 대마도 히타카쓰항을 운항하는 쾌속선 비틀호를 타기 위해 몰려들었다. 18년째 대마도 관광가이드를 하고 있는 홍기영 씨(55)는 “이번 가이드로 대마도만 600번째 오가고 있다”며 “대마도는 가깝고 여행비용도 저렴해 일본 지역 가운데 한국인이 많이 찾는 곳”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마도 관광객의 99%가 한국인”이라고 덧붙였다.
부산항만공사에 따르면 부산과 대마도를 오가는 한국과 일본 승객은 2014년 39만5934명, 2015년 43만4141명, 지난해 53만210명으로 매년 늘고 있다. 올해는 60여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윤태열 부산항만공사 과장은 “중국 크루즈 관광객 감소를 일본 카페리 관광객이 대체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20만원이면 숙박과 식사, 관광이 제공돼 주말이면 1박2일로 대마도를 찾는 사람이 많다”며 “올 들어선 20명 이상의 단체 포상관광객도 늘고 있다”고 소개했다.
대마도 관광객 증가 여파로 면세점도 활기를 띠고 있다. 지난달 30일 관광객들은 출국 수속을 밟은 뒤 탑승대기 시간 동안 면세점을 들러 술과 담배, 화장품, 가방 등을 구입했다. 박만술 부산면세점 상품개발부장은 “유명 브랜드 제품과 지역 우수제품을 판매하고 있다”며 “개장 두 달 만에 매출 목표액을 넘겼다”고 설명했다. 이갑준 부산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은 “오는 11월 용두산공원 내 시내면세점 본점을 개점한다”고 말했다.
대마도 경제도 한국 관광객 증가로 활기를 띠고 있다. 한국 관광객이 몰리자 지난 3월 대마도 시내에 220명이 머물 수 있는 ‘도요코인 호텔’이 문을 열었다. 대마도 면세점도 관광객으로 북적거리기는 마찬가지다. 지난 1일 오후 부산행 비틀호를 타기 위해 부두로 온 한국 관광객은 인근 면세점에서 쇼핑을 했다. 게르마늄 팔찌와 화장품, 약 등을 구입하는 관광객으로 매장 안은 붐볐다. 홍씨는 “인구 2만1000명에 불과한 대마도 경제를 한국 관광객이 책임지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