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 칼럼] 연휴 후유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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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유명한 정치가 벤저민 프랭클린(1706~1790)은 젊은 시절 영국에서 특이한 경험을 했다. 그가 일하던 공장 근로자들이 월요일만 되면 한 명도 출근하지 않는 것이었다. 프랭클린은 의아했지만, 고향에서 하던 대로 월요일에도 빠짐없이 출근했다. “월요일 출근만으로도 성실성을 인정받아 승급까지 했다”고 그는 훗날 자서전에 그때 상황을 소개하기도 했다.
당시 영국에는 ‘성(聖)월요일(St. Monday)’이라는 관행이 있었다. 노동자들은 주급(週給)을 받는 토요일부터 주말 내내 술과 유흥에 빠지곤 했다. 과도한 음주로 인한 후유증 등으로 노동자들이 월요일에도 일에 복귀하지 않은 채 쉬는 게 습관처럼 굳어져 있었다. 이 관행은 18세기 영국과 프랑스에서 유행했으며, 탄광 등 일부 작업장에는 19세기 중반까지도 남아 있었다. 요즘 말하는 ‘주말 증후군’의 원조 격이다.
흔히 ‘월요병(月曜病)’이라고 불리는 주말 증후군은 휴일 동안 흐트러진 생체 리듬 때문에 출근 첫날 아침에 특히 피곤한 상태를 말한다. 피곤, 우울 등을 유발하지만 의학적으로는 질병이 아닌, 일종의 부정적 심리상태로 분류된다. 영어에서는 ‘월요일 우울증’ 정도의 뜻을 가진 ‘먼데이 블루스(Monday blues)’라고 한다.
월요일 아침엔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든지 업무 집중도가 떨어진다든지 하는 현상이 두드러진다. 너무 쉰 탓인지 안 그래도 나른하고 피곤한데 한 주 동안 어떻게 버틸지 생각만 해도 머리가 무거워진다. 휴일 기간에 맞춰졌던 생체리듬이 직장 생활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일시적인 현상이다.
직장인에겐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해야 한다는 것은 적지 않은 스트레스다. 미국의 인터넷 매체인 오디닷컴에 따르면 성인 10명 중 6명은 일요일 밤에 숙면을 하지 못한다고 한다. 월요일에 자살할 확률이 휴일보다 1.5배 높다는 조사(2009년 일본 쇼와대 연구진)도 있다.
휴가나 연휴 직후에도 주말 증후군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다. ‘휴가 증후군’과 ‘연휴 증후군’은 쉬는 날이 길어 후유증이 더 오래가는 게 일반적이다. 이를 방치하면 우울증 등으로 악화될 수도 있다.
오늘은 추석 연휴가 끝나고 일상으로 복귀하는 첫날이다. 연휴 증후군을 이기자면 무엇보다 긍정적인 마음가짐과 규칙적인 생활 습관이 중요하다고 의사들은 입을 모은다. 하루를 기분좋게 시작하기 위해 평소보다 아침을 든든하게 챙겨 먹고, 가장 좋아하는 옷을 입고, 30분 일찍 출근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직원들에게 먼저 인사하고, 잠시 즐거운 대화를 나누면 마음도 상쾌해진다. 당분간 술자리를 피하고 산책 등 간단한 운동을 하면 신체 리듬도 빨리 정상으로 돌아온다.
김태철 논설위원 synergy@hankyung.com
당시 영국에는 ‘성(聖)월요일(St. Monday)’이라는 관행이 있었다. 노동자들은 주급(週給)을 받는 토요일부터 주말 내내 술과 유흥에 빠지곤 했다. 과도한 음주로 인한 후유증 등으로 노동자들이 월요일에도 일에 복귀하지 않은 채 쉬는 게 습관처럼 굳어져 있었다. 이 관행은 18세기 영국과 프랑스에서 유행했으며, 탄광 등 일부 작업장에는 19세기 중반까지도 남아 있었다. 요즘 말하는 ‘주말 증후군’의 원조 격이다.
흔히 ‘월요병(月曜病)’이라고 불리는 주말 증후군은 휴일 동안 흐트러진 생체 리듬 때문에 출근 첫날 아침에 특히 피곤한 상태를 말한다. 피곤, 우울 등을 유발하지만 의학적으로는 질병이 아닌, 일종의 부정적 심리상태로 분류된다. 영어에서는 ‘월요일 우울증’ 정도의 뜻을 가진 ‘먼데이 블루스(Monday blues)’라고 한다.
월요일 아침엔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든지 업무 집중도가 떨어진다든지 하는 현상이 두드러진다. 너무 쉰 탓인지 안 그래도 나른하고 피곤한데 한 주 동안 어떻게 버틸지 생각만 해도 머리가 무거워진다. 휴일 기간에 맞춰졌던 생체리듬이 직장 생활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일시적인 현상이다.
직장인에겐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해야 한다는 것은 적지 않은 스트레스다. 미국의 인터넷 매체인 오디닷컴에 따르면 성인 10명 중 6명은 일요일 밤에 숙면을 하지 못한다고 한다. 월요일에 자살할 확률이 휴일보다 1.5배 높다는 조사(2009년 일본 쇼와대 연구진)도 있다.
휴가나 연휴 직후에도 주말 증후군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다. ‘휴가 증후군’과 ‘연휴 증후군’은 쉬는 날이 길어 후유증이 더 오래가는 게 일반적이다. 이를 방치하면 우울증 등으로 악화될 수도 있다.
오늘은 추석 연휴가 끝나고 일상으로 복귀하는 첫날이다. 연휴 증후군을 이기자면 무엇보다 긍정적인 마음가짐과 규칙적인 생활 습관이 중요하다고 의사들은 입을 모은다. 하루를 기분좋게 시작하기 위해 평소보다 아침을 든든하게 챙겨 먹고, 가장 좋아하는 옷을 입고, 30분 일찍 출근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직원들에게 먼저 인사하고, 잠시 즐거운 대화를 나누면 마음도 상쾌해진다. 당분간 술자리를 피하고 산책 등 간단한 운동을 하면 신체 리듬도 빨리 정상으로 돌아온다.
김태철 논설위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