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KAI에 필요한 건 조직을 추스르는 관리능력"

김조원 KAI 사장 내정자 "국민과 정부 신뢰회복이 급선무"
김조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는 10일 "첫 번째 당면 과제는 기업 운영에 대한 국민과 정부의 신뢰회복"이라고 말했다.

이날 임시 이사회를 통해 차기 사장에 내정된 김 내정자는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훌륭했던 항공·방산 제조기업인 KAI가 비리집단으로 알려져서 안타깝다.

그간 검찰, 감사원 등이 KAI에 문제가 많다고 지적한 만큼 내가 사장이 된다면 잘 수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다만 "아직 정식 사장으로 취임하려면 여러 절차가 남아 있기 때문에 섣불리 경영에 관해 이야기하기는 조심스럽고 이르다"면서 "일반론 중심으로 말하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감사원 사무총장 출신의 김 내정자는 "KAI가 방산 비리로 검찰 수사 등을 받고 있지만 조직적으로 범죄를 저지르지는 않았으리라고 믿는다"며 "그 과정에는 조직보다는 개인의 일탈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KAI의 일부 특정인에게 문제가 있었던 것 같은데, 열심히 일했던 중간 간부 이하 직원들은 최근 KAI를 둘러싼 상황에 대해 오히려 억울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 내정자는 "규정이 잘 지켜지고 조직이 적법하게 운영되면 문제가 수습될 수 있으리라고 본다"며 "무엇보다 조직원이 일치단결해서 잘하겠다는 의지를 갖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직원이 자신감을 갖고 국민이 신뢰하면 KAI는 다시 훌륭한 기업이 될 것"이라며 "동시에 경영도 정상화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내정자는 1978년 행정고시에 합격, 총무처·교통부 행정사무관을 거쳐 1985년부터 20년가량을 감사원에서 근무했다.

2005년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하고 2006~2008년 감사원 사무총장을 지냈다.

이후 진주산업대 총장, 경남과학기술대 총장, 건국대 경영전문대학원 석좌교수 등 학계에 있다가 2015년 더불어민주당 당무감사원장을 맡으며 정치권과 다시 연을 맺었다.

문재인 대통령 후보 캠프에도 몸담았으며 최근에는 금융감독원장 후보로도 거론됐다.

김 내정자는 '방산 분야를 잘 모르는 비전문가'라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KAI가 새로운 항공사업을 펼치는 데 주력하는 상황이라면 항공 제조 기술자나 설계자 등 엔지니어가 사장을 맡는 게 좋을 수 있지만 지금 KAI에 필요한 것은 '조직을 추스르는 관리능력'이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그는 "KAI의 새 사장은 구성원이 잘 단결할 수 있도록 목표와 비전을 제시하며 이끌어야 한다"며 "KAI는 국책 사업도 많이 추진하는 만큼 정부와 긴밀히 잘 조율해 항공산업의 미래를 만드는 일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KAI는 오는 25일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어 김 전 사무총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KAI는 방산 비리 수사를 받아온 하성용 전 사장이 지난 7월 20일 사임한 이후 대표이사직이 공석이다.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coo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