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로메드 연구진이 서울대학교 본사 연구실에서 신약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바이로메드 제공
바이로메드 연구진이 서울대학교 본사 연구실에서 신약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바이로메드 제공
국내 기업들이 당뇨병성 족부궤양 치료제 분야에서 잇따라 연구개발 성과를 내놓고 있다.

바이로메드는 15일 중국 국가식품약품감독관리총국(CFDA)으로부터 중증하지허혈을 대상으로 하는 'VM202-PAD'의 임상 3상을 승인받았다고 밝혔다.

중증하지허혈은 다리 혈관이 심하게 막히는 질환이다. 원활하지 못한 혈액 공급으로 조직이 결손되는 궤양이 생기고 조직이 썩는 괴사로 이어져 하지절단의 원인이 된다. 당뇨병으로 인해 발 조직에 궤양이 생기는 당뇨병성 족부궤양도 중증하지허혈 증상 중 하나다.

당뇨병 유병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당뇨병성 족부궤양의 환자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아직까지 뚜렷한 치료방법이 없어 외과적 처치에 의존하는 상황이다.

바이로메드는 2004년 중국 기업인 베이징 노스랜드 바이오텍에 'VM202-PAD'의 중국 사업권을 기술수출했다. 양사는 상업화 시 수익을 배분키로 했다. 베이징 노스랜드가 임상 3상을 신청한지 4개월이 채 되지 않아 이번에 승인받은 것이다.

김용수 바이로메드 대표는 "VM202는 중대 혁신형 신약 과제로 선정될 만큼 중국 정부에서도 개발을 장려하고 있다"며 "중국 정부는 최근 해외 임상 결과들도 인정해주기로 신약허가 지침을 정해 VM202의 상용화에 더욱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세이지그룹은 중국 내 중증하지허혈 환자를 560만~630만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유전자 재조합 치료제인 VM202는 혈관이 막힌 부위에 새로운 혈관 형성을 촉진시킨다. 신생 혈관을 통해 원할하게 혈액 공급을 하는 치료제다. 이 때문에 근본적 치료제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바이로메드는 당뇨병성 족부궤양을 대상으로 한 미국과 한국 임상 2상에서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 현재 미국에서 3상을 진행 중이다.

안트로젠도 지난 10일 당뇨병성 족부궤양 줄기세포치료제 'ALLO-ASC-SHEET'의 미국 임상 2상 승인 소식을 알렸다.

지난해 1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1·2a상을 승인받았던 안트로젠은 한국 임상2상의 결과를 인정받아 2상을 곧바로 진행하게 됐다. 2상에서는 44명을 대상으로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할 계획이다. 한국에서는 3상을 진행 중이다.

'ALLO-ASC-SHEET'는 줄기세포의 혈관과 피부 재생 효과로 당뇨병성 족부궤양을 치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안트로젠은 지난해 일본 이신제약에 총 7500만달러(약 850억원) 규모로 일본 및 대만 사업권을 수출하기도 했다. 당뇨병성 족부궤양과 화상 등이 대상이다.

미국 보건사회복지부에서 발표한 2015년 자료에 따르면 미국에는 약 3900만명의 당뇨 환자가
있다. 이 중 25%에서 족부궤양이 발생한다. 또 매년 53만8000명의 환자가 새로 발생하고, 이 중 6만5000명의 환자가 하지절단 수술을 받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