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미국 최대 화학기업인 다우케미칼의 고부가가치 사업부문을 잇따라 인수합병(M&A)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화학분야 자회사인 SK종합화학은 다우케미칼의 폴리염화비닐리덴(PVDC)사업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11일 발표했다. PVDC는 고부가 포장재 산업의 핵심 분야인 배리어 필름 소재 중 하나다. 외부 수분과 산소를 차단해 내용물의 부패와 변형을 막아준다. 냉장·냉동 육가공 포장재 원료로 주로 쓰인다. SK종합화학은 이번 인수를 통해 다우케미칼의 PVDC 사업 브랜드 상표권과 미국 미시간주 생산·제조설비, 지식자산까지 모두 인수한다. 계약 규모는 1억달러(약 1140억원) 수준인 것으로 업계에서는 추정했다.

SK종합화학은 지난 2월에도 다우케미칼의 에틸렌 아크릴산(EAA)사업을 3억7000만달러(약 4200억원)에 인수했다. 포장재용 접착제로 주로 활용되는 EAA에 이어 PVDC사업까지 인수함에 따라 SK종합화학은 고부가 제품으로 꼽히는 포장 소재 영역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게 됐다. 나프타와 에틸렌, 폴리에틸렌으로 이어지는 기존 범용제품 위주의 석유화학사업 포트폴리오의 한계를 벗어났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형건 SK종합화학 사장은 “성장 가능성이 높은 포장재 사업과 자동차용 소재를 중심으로 다양한 제품군과 기술력 확보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며 “연구개발(R&D)과 M&A, 합작 등을 통해 글로벌 화학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설명했다.

SK그룹의 에너지·화학부문 지주사인 SK이노베이션은 2020년까지 전기차 배터리와 화학사업을 중심으로 10조원을 투자해 현재 19조원 수준인 기업 가치를 30조원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