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상적으로 오르는 시장에서 투자자들이 극도의 정신적 피로에 직면해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가 올 들어 47번째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자 증권정보업체인 마켓워치는 이렇게 보도했다. 이날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69.61포인트(0.31%) 오른 22,830.68을 기록했다. S&P500지수는 5.91포인트(0.23%) 상승한 2550.64, 나스닥지수는 7.52포인트(0.11%) 오른 6587.25에 마감했다. 뉴욕증시 3대 지수 모두 장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일본 도쿄증시에서도 닛케이225지수가 20여 년 만의 최고치로 치솟는 등 글로벌 증시가 동반 랠리를 펼쳤다.

다우지수는 곧 23,000선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올 1월25일 처음으로 20,000선을 넘긴 다우지수는 3월1일 21,000, 8월2일 22,000선을 차례로 돌파하는 등 파죽지세다. 데이비드 코스틴 골드만삭스 수석전략가는 이날 CNBC방송에서 “이제 더 이상 싼 주식이 없다”고 말했다.

대표적 비관론자인 스티븐 로치 예일대 교수(전 모건스탠리 수석이코노미스트)도 최근 “향후 몇 개월간 두 자릿수 하락세를 경험할 가능성이 50%”라고 했지만, 시장은 크게 우려하지 않는 분위기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 지수(VIX)는 최근 24년 래 최저인 9~10 수준에서 안정돼 있다. 올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리처드 세일러 시카고대 교수는 “지금은 우리 생애 가장 위험한 순간일 수 있지만 증시는 낮잠을 자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닛케이225지수는 11일 57.76포인트(0.28%) 상승한 20,881.27로 장을 마쳤다. 1996년 12월5일 이후 20년10개월 만의 최고치다. 2012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2차 내각이 출범한 이후 최고치였던 2015년 6월24일의 기록(20,868.03)을 가볍게 뛰어넘었다. 토픽스(TOPIX)지수도 1.67포인트(0.10%) 오른 1696.81로 마쳐 2007년 7월31일 이후 10년2개월여 만의 최고치였다.

뉴욕=김현석/도쿄=김동욱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