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은 1997년 외환위기 때 다른 유통업체들이 구조조정을 하며 신규 출점을 주저하고 저가 정책을 추진할 때 오히려 출점을 늘리는 등 거꾸로 정책을 폈다. 1998년 부도 위기에 놓인 그레이스백화점을 인수해 신촌점으로, 주리원백화점 두 곳을 인수해 울산점으로 바꿨다. 서울에서는 천호점도 열었다. 최고급 인테리어·상품·서비스를 앞세워 ‘명품 백화점’임을 각인시키며 고급화 전략을 펴는 역발상이 현대백화점의 성공 기반이 됐다. 현대백화점은 아울렛을 포함해 전국 19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종합생활문화기업을 목표로 유통, 패션, 종합식품, 미디어, 렌털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올해 조직개편을 통해 미래사업본부를 신설하고 부사장급 임원을 본부장에 앉혔다. 미래 성장을 위한 사업 모델을 발굴하기 위해 본부 단위의 전담 조직을 신설한 건 유통업계에선 처음 있는 일이다. 새로 신설된 미래사업본부는 미래 소비 트렌드를 예측하고 신규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한다. 이를 기반으로 운영 전략을 수립해 중장기적인 성장을 모색한다. 부문별로 산재돼 있는 미래 성장 관련 연구개발(R&D)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된다.
미래MD 및 R&D 담당은 유통산업과 관련된 시장 조사나 동향 파악, 트렌드 연구 등을 통해 적합한 사업 모델이나 형태를 발굴하고, 사업 적정성 여부를 검토하는 역할을 맡는다. 콘텐츠 개발 담당은 사업 모델에 대한 스토어 콘셉트나 방향성을 정하고 층별 또는 상품군별 매장 구성 등 세부적인 개발 계획 수립 등을 책임진다. 신규점 프로젝트는 이런 일련의 과정을 통해 마련된 개발 계획 등을 실제 점포에 실험하고 반영한다.
회사 측은 이를 바탕으로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2019년),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남양주점(2019년), 현대시티아울렛 동탄점(2019년), 현대백화점 여의도 파크원점(2020년) 등 앞으로 출점할 점포에도 발전된 사업 전략이 반영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