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직원이 평창풍력단지에 설치된 ESS(에너지저장장치)의 일부인 PCS(전력변환장치)를 점검하고 있다.  효성 제공
효성 직원이 평창풍력단지에 설치된 ESS(에너지저장장치)의 일부인 PCS(전력변환장치)를 점검하고 있다. 효성 제공
효성은 불확실한 대외 경영환경 속에서도 스판덱스와 타이어코드 등 세계 1위 제품을 바탕으로 지난해 매출 11조9291억원, 영업이익 1조163억원의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 같은 성장 배경에는 원천기술 확보에 대한 강한 의지와 끊임없는 기술 투자가 있었다. 효성은 스판덱스와 타이어코드 등 글로벌 넘버원 제품에 이어 신재생에너지 분야 사업 역량을 확보하고 해외 시장을 적극 개척해 미래 성장 동력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조현준 회장
조현준 회장
효성의 고부가가치 스판덱스 원사 브랜드인 크레오라는 세계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지키며 최대 실적을 주도했다. ‘섬유의 반도체’로 불리는 고부가가치 섬유인 스판덱스는 속옷 등 의류에 들어가는 신축성 원사로 고무보다 3배 이상 늘어나고, 이후 원상태로 복원될 만큼 탄력성이 좋다. 효성은 1990년대 초 국내 최초 독자기술로 스판덱스 개발에 성공한 뒤 2010년 세계 1위 업체로 도약했다. 효성은 고객이 원하는 용도에 맞는 다양한 제품군을 확보하고 중국 베트남을 비롯 터키 브라질 등 글로벌 생산기지를 바탕으로 세계 시장을 선도한다는 목표다.

효성의 타이어코드 역시 우수한 기술력과 품질로 부동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를 이어가고 있다. 효성의 타이어코드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45%에 달한다. 세계를 달리는 자동차 2대 중 1대는 효성의 타이어코드가 들어간 타이어를 쓰는 셈이다. 타이어코드는 타이어의 내구성과 주행성,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타이어 내부에 들어가는 보강재로 안정성이 중요한 만큼 엄격한 품질 검사를 거친다. 효성의 타이어코드는 미쉐린과 굿이어 등 글로벌 메이저 업체에 지속적으로 공급되면서 우수한 품질을 검증받았다. 효성은 글로벌 메이저 업체와의 파트너십 강화뿐 아니라 울산 공장을 비롯한 중국 베트남 미주 유럽 등 글로벌 생산기지를 바탕으로 신규 고객 확대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효성의 중공업 사업부문은 국내 최고 수준의 중전기기 제조·생산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기존 초고압변압기와 차단기 외에도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신성장사업을 육성하고 해외 진출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효성은 자체 개발한 PCS(전력변환장치) 기술을 기반으로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의 ESS(에너지저장장치)사업을 이끌고 있다. ESS 설비는 전기 수요가 적은 시간에 유휴 전력을 저장했다 수요가 많은 시간대에 전기를 공급하는 ‘대형 배터리 시스템’이다. 수급이 불안정한 풍력, 태양광 등 전력을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 신재생에너지의 핵심 설비로 꼽힌다. 효성은 2012년 구리 농수산물센터 250㎾ ESS 공급을 시작으로 2014년에는 홍콩전력청과 아프리카 모잠비크에, 지난해에는 제주도 가파도와 강원 평창풍력발전단지 등에 ESS를 공급했다.

관계사인 노틸러스 효성도 지난해 러시아 최대 은행인 스베르뱅크에 2년간 환류기 7000대를 공급하는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한편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차세대 지점혁신 프로젝트에 단독 공급자로 선정되면서 새롭게 자동화기기(ATM)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노틸러스 효성은 세계 30여 개 국가의 주요 대형 은행에 독자 개발한 환류기 및 셀프뱅킹 솔루션인 NBS 등 효성의 기술이 집약된 다양한 금융자동화기기를 공급하고 있다. IT 전문 계열사인 효성ITX를 중심으로 시스템통합(SI)사업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