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전희성 기자  lenny@hankyung.com
그래픽=전희성 기자 lenny@hankyung.com
피죤은 섬유유연제 ‘피죤’으로 성장한 회사다. “빨래엔 피죤”이라는 광고 문구로 유명해지면서 ‘섬유유연제=피죤’이라는 공식을 만들어냈다. 마트 등에 섬유유연제를 사러 갈 때 “섬유유연제 주세요” 하지 않고 “피죤 있어요?” 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브랜드 인지도를 보여준다.

섬유유연제 브랜드가치 1위

브랜드가치 평가회사 브랜드스탁이 매년 발표하는 브랜드가치 평가 순위만 봐도 피죤의 인지도가 얼마나 높은지 알 수 있다. 피죤은 올해 3분기 대한민국 100대 브랜드 순위에서 90위에 올랐다. 생활용품 기업 중 100위 안에 든 건 피죤이 처음이다. 티볼리, 현대카드, 카스, 그랜저, LG TV, 맥도날드보다 높은 순위다. ‘대한민국 소비자들이 가장 사랑하는 섬유유연제’로 브랜드가치를 인정받은 덕분이다. 줄곧 업계 1위를 지켜온 피죤이지만 좀 더 젊은 소비자들을 공략하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을 한 것이 효과를 봤다는 게 자체 평가다. 피카소 전시회, 지산밸리록페스티벌을 후원하고, CGV 이벤트 등을 적극 활용했다.

피죤은 높은 인지도와 확고한 브랜드가치를 토대로 올해 10여 개의 브랜드 대상을 받았다. 한국소비자포럼의 ‘대한민국 퍼스트 브랜드 대상’을 비롯해 ‘중국 소비자가 뽑은 퍼스트 브랜드 대상’ ‘소비자가 뽑은 가장 신뢰하는 브랜드 대상’ ‘소비자 선정 최고의 브랜드 대상’ ‘한국의 가장 사랑받는 브랜드 대상’ 등이다.

주요 소비자인 30~49세 여성을 대상으로 한 섬유유연제 인지도 조사 결과에서도 피죤은 1위를 차지했다. 시장조사 전문기관 마크로밀엠브레인이 전국 30~49세 기혼 여성 7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섬유유연제 브랜드 상기도(인지도) 결과’에서 1위를 차지한 것. 이 조사에서 ‘섬유유연제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브랜드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42.4%가 ‘피죤’이라고 답했다. ‘브랜드를 단순히 알고 있는가, 모르는가’라는 인지도 관련 질문에는 피죤이 100%에 가까운 99.3%의 인지율을 기록했다. 확고한 섬유유연제 분야 1위였다.

브랜드 연상 이미지 조사에서는 피죤에 대해 ‘부드럽다’ ‘포근하다’ ‘따뜻하다’는 이미지가 강하다는 응답이 많았다. 또 ‘향이 좋다’ ‘빨래엔 피죤’ 등이 연상된다는 답변도 많았다.

이번 조사에서 피죤이 높은 인지도를 보인 데 대해 회사 측은 “40년 전통을 가진 피죤이 품질만큼은 믿을 수 있다는 인식을 소비자에게 심어준 것”이라고 해석했다. 국내에 존재하지 않았던 섬유유연제 시장을 개척하고, 피부 자극이 적고 정전기 방지 효과가 우수한 완전히 새로운 상품을 개발해낸 점 등을 소비자가 높이 평가했다는 설명이다.

차별화된 향기 개발에 주력

피죤은 ‘인지도 1위’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연구개발(R&D)에 공을 들이고 있다. 연구개발비와 마케팅, 시설투자 등 투자금액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증가하는 추세다. 투자 비중은 2010년 3.33%에서 2015년 6.43%, 2016년 8.8%로 증가했고 올해는 9.48%까지 높아질 것으로 회사 측은 추정했다.

피죤은 웰빙 트렌드에 맞춰 제품 향을 좀 더 섬세하게 바꾸고 유연성을 더 높여나가는 데 주력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조향사를 초빙해 수백 번씩 향을 테스트했다. 또 찬물에도 잘 녹아 스며들 수 있도록 좀 더 분해력이 뛰어난 원료를 찾아 나섰다. 제품의 입자 크기를 작게 만드는 연속식 공정 제조방법(B+L System)을 도입한 것도 더 잘 분해되게 만들려는 취지다. 여러 번 세탁으로 섬유 올이 미세하게 손상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섬유 손상도를 낮출 수 있는 성분 연구도 꾸준히 하고 있다.

최근에는 프리미엄 섬유유연제 ‘피죤 리치퍼퓸 시그니처’를 출시했다. 피죤 중앙연구소가 2년여 동안 연구개발한 야심작이다. 다른 회사들이 강한 향기, 비슷한 향기에 집중한 데 비해 ‘소비자 마음속에 오래 남을 수 있는 향기’를 만드는 데 오랜 시간을 투자한 것이다. 피죤 리치퍼퓸 시그니처는 유명 명품 향수에 쓰이는 7가지 천연오일을 사용해 향의 깊이와 농도를 조절한 섬유유연제다. 마이크로 퍼퓸캡슐을 넣었기 때문에 향이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지속된다는 설명이다. 빨래를 말린 뒤 옷을 입을 때까지도 향이 보존되도록 기존 제품보다 지속성을 3배 이상 높였다. 포름알데히드, 벤조피논 등 10가지 유해물질을 넣지 않았고 식물에서 추출한 세정성분을 사용해 안전성을 강화했다. 신비한 느낌을 주는 은은한 ‘미스틱 레인’과 청량한 프리지어 꽃향기 ‘아이스 플라워’ 두 가지로 선보였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