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인의 안전한 운전을 돕는 대상 수상작 ‘심(心)포니’ 시연 과정 / 사진=현대·기아차
청각장애인의 안전한 운전을 돕는 대상 수상작 ‘심(心)포니’ 시연 과정 / 사진=현대·기아차
12일 경기 화성시 현대·기아자동차 남양연구소에서 열린 ‘2017 R&D 아이디어 페스티벌’ 현장. 상상만 하던 미래 자동차 기술이 눈앞에 펼쳐졌다.

신형 그랜저가 주차되자 전면부 라디에이터 그릴이 열리면서 로봇청소기가 나왔다. 로봇청소기는 외관에 착 달라붙어 스스로 세차를 했다.

운전자가 시트에 앉으면 안전벨트가 스스로 작동해 몸을 감쌌다. 한 번쯤 내 차에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기능들이 실제 구현되는 순간이었다.

올해로 8회째를 맞이한 이 행사는 현대·기아차 연구원들이 미래차에 적용했으면 하는 아이디어를 겨루는 자리다. 이번 주제는 ‘참신하고 새로운’, ‘사람과 사회에 기여하는’, ‘삶의 동반자가 되는 상상의 모빌리티 및 응용기술’로 정해졌다.

본선에 오른 총 8개 팀은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만들어낸 제품을 관람객 앞에서 시연하며 경연을 펼쳤다.

심사위원단은 참신성과 완성도 등을 평가했다. 100명으로 구성된 청중평가단 의견도 수상작 선정에 반영됐다.

이날 대상은 청각장애인의 안전한 운전을 돕는 ‘심(心)포니’가 수상했다. 이는 소리의 주파수를 분석해 차량 앞유리에 색상을 표시한다. 경적과 소방차 사이렌 소리 등을 파란색, 빨간색으로 나타낸다.

이뿐 아니라 수화를 이용해 내비게이션 목적지를 설정하고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 경적 소리를 못 들어 자칫 위험에 처할 수 있는 청각장애인을 배려한 것이다.

개발을 맡은 한 연구원은 “이동 수단을 넘어 설렘, 감동을 느끼는 공간으로 차를 바꾸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최우수상은 1인 이동 수단으로 활용 가능한 로봇 ‘로모’와 안전 운전 시스템 ‘착한자동차’가 받았다. 이밖에 세차 로봇 ‘더스트 버스터’와 자동 착용 안전벨트 ‘팅커벨트’, 전동 차고 ‘쉘터’, 차량 내부 공간을 활용하는 ‘플루이딕 스페이스’ 등이 우수상을 수상했다.

양웅철 현대차그룹 연구개발총괄 부회장은 “서로 협력하면서 아이디어를 구현해낸 것이 자랑스럽다”며 “이를 양산 과정에 활용, 발전시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수상작을 국내 모터쇼 등 행사에 전시하고 연구개발 문화를 만들어나갈 방침이다.

화성=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