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미디어그룹 에이앤이 네트웍스(A&E Networks)가 한국 시장에 진출한다. 이 회사는 미국 디즈니와 허스트사의 합작으로 1984년 설립됐으며 200여개국에서 80여개의 채널을 보유하고 있다. 넷플릭스 등에 이어 또 다른 ‘글로벌 미디어 공룡’의 국내 시장 공습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에이앤이 네트웍스는 12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히스토리’ ‘라이프타임’ 두개의 TV 채널을 통해 자체 콘텐츠를 선보인다고 발표했다. 션 코헨 에이앤이 네트웍스 인터내셔널&디지털 총괄 사장은 “1만5000시간에 달하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확보하고 있으며 어떤 미디어그룹보다 스토리텔링을 잘한다고 자부한다”며 “이를 바탕으로 한국 시장에서 많은 경험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에이앤이 네트웍스는 히스토리, 라이프타임을 통해 TV와 디지털을 넘나들며 전방위 공세를 펼칠 예정이다. TV에선 IPTV 3사와 케이블 TV, 위성방송 등 모든 플랫폼을 통해 전국 2000만 이상 가구에 방영된다.또 유튜브, 네이버TV, 페이스북 등 디지털 플랫폼에서도 이 채널들을 동시에 오픈한다.

히스토리는 국내 최초의 ‘지식 엔터’ 브랜드를 표방한 채널이다. 술을 매개로 세상을 바라보는 인문학 예능프로그램 ‘말술클럽’, 극한의 대자연 속에서 인간이 혼자 살아가는 모습을 담은 셀프 다큐멘터리 ‘Alone’ 등을 방영할 예정이다. 라이프타임에선 SK브로드밴드와 손잡고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주인공의 일상을 다룬 드라마 ‘회사를 관두는 최고의 순간’ , SM과 함께 아이돌 스타를 꿈꾸는 자녀와 그들을 지켜보는 엄마의 ‘아이돌맘’ 등을 선보인다.

한국에서 제작되는 모든 콘텐츠들은 홍콩, 싱가포르, 태국 등 동남아 전 지역에도 동시 방영된다. 코헨 사장은 “한국에 프로덕션 기업들과 협력해서 많은 콘텐츠 개발하려고 한다”며 “혁신적인 한국의 콘텐츠 제작 능력과 에이앤이의 스토리텔링 능력이 만나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며 기대했다. 트위터 코리아 대표 등을 지낸 소영선 에이앤이 네트웍스 코리아 대표도 “글로벌 미디어사가 한국에서 단순히 채널만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콘텐츠 제작과 유통에까지 직접 투자하는 첫 사례라 더욱 의미가 깊다”며 “한국 제작사들의 해외 진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