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데스자산운용은 국내 유일의 베트남 투자 전문 자산운용사다. 10년 전인 2007년 베트남 호찌민에 사무소를 연 뒤 베트남 투자에 ‘올인’했다. 성숙기로 진입한 한국 증시보다는 빠르게 성장하는 베트남에서 수익을 낼 기회가 많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피데스자산운용이 작년 8월 내놓은 ‘피데스 신머이’ 1호와 2호는 올 들어 20%에 육박하는 수익률을 냈다. 베트남 주식을 사서 보유하는 전략(롱 온리)으로 운용하는 펀드다.

◆고배당·고성장주 노려라

[헤지펀드 고수들의 투자 노트] 베트남 고배당주·공모주 집중 공략…연초 이후 수익률 20%
피데스자산운용은 베트남 주식을 고를 때 △배당수익률(주당 배당금/주가)이 높고 △성장성이 높은 업종에 속해 있으면서 △시장점유율이 높은 기업을 고른다. 배당수익률에 대한 ‘눈높이’는 한국 증시에서 주식을 고를 때보다 높다. 한국 증시에서는 배당수익률이 3~4%가량인 종목이 고배당주로 꼽히지만, 베트남 증시에서는 6~7%는 돼야 고배당주 대열에 낄 수 있다.

성장성이 높은 업종도 한국과 다르다. 국내 증시에선 정보기술(IT)업종에 성장주가 밀집해 있지만 베트남에선 건설 철강 가전 유통업종 등이 성장주로 꼽힌다. 송상종 피데스자산운용 대표는 “베트남은 1인당 국민소득 증가 속도가 아시아에서 가장 빠른 국가”라며 “이미 많이 성장한 음식료업종을 제외한 대부분 내수소비재와 철강 등 인프라 관련 산업의 성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런 기준으로 피데스자산운용이 고른 대표적인 종목은 베트남 증시의 철강업종 ‘대장주’인 호아팟그룹이다. 배당수익률이 5~6%로 높은 데다 건축용 철강업계에서 시장점유율 1위인 회사다.

베트남의 빠른 경제 성장으로 건물과 인프라 건설이 늘어나면서 작년에 26%의 영업이익률을 올렸다. 피데스자산운용은 약 3년 전부터 호아팟그룹을 집중 매수해 이 종목으로 100%가량의 수익을 냈다.

◆IPO, 채권시장도 주목할 만

피데스자산운용은 베트남 공모주시장에 투자하는 전략도 함께 활용한다. 베트남에선 작년부터 성장성이 높은 대형 국영기업이 잇따라 상장하고 있다. 피데스자산운용은 공모주를 받은 뒤 최소 6개월 이상 보유한다. 상장 직후 파는 것보다 장기보유하면서 조금씩 차익을 실현하는 게 수익률에 도움이 된다는 게 이 회사 판단이다.

지난 2월 상장한 베트남 저비용항공사인 비엣젯항공 공모가는 8만4600동(약 4200원)이었다. 지난달 14일엔 13만7700동(약 7000원)까지 올라 공모 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피데스자산운용은 12만~13만동의 가격대에서 보유 주식 대부분을 매도했다. 이 종목에서 50%가량의 수익을 거둔 셈이다.

송 대표는 베트남 증시에 투자할 때는 베트남 호찌민지수(VN지수) 상승률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보다 펀드매니저가 종목을 고르는 액티브펀드나 직접투자가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올 들어 베트남 증시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오를 만큼 올랐지만, 중소형주 가운데선 저평가된 종목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송 대표는 “베트남 증시에는 중소형주 중 저평가된 종목이 많다”고 설명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