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빅뱅부터 AI까지…138억 년 거대사 '한눈에'
지구에선 어떻게 처음 생명이 탄생했을까? 인간은 왜 지금과 같은 모습을 하고 있을까? 무엇이 인류를 고유한 존재로 만드는 것일까?

우리는 학교에서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파편적으로 배웠다. 예를 들어 생물학에선 생명체의 구성 요소와 진화론에 대해, 물리학에서는 빅뱅이론에 대해, 사학에선 아프리카 대륙에서의 인류 탄생에 대해 얘기한다.

‘빅 히스토리(거대사)’는 이런 장벽을 부수고 보다 멀리서 큰 그림을 그릴 수 있게 해준다. 생물학 물리학 등 과학뿐 아니라 철학 사회학 인류학 등 여러 학문을 넘나들며 자연과 인간 역사를 조망하는 것이 빅 히스토리다.

최근 국내외에서 ‘빅히스토리 공부 열풍’이 불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전개, 인공지능(AI)의 출현 등으로 인류 문명이 새로운 시기로 진입하려는 이 시대가 138억 년 우주 역사를 더 깊게 이해하고자 하는 지적 열망을 자극하고 있다.

《빅 히스토리》는 138억 년 전 태초의 순간으로 거슬러 올라가 우주의 탄생과 생명의 진화, 인류 문명의 발전을 종합적으로 다룬 거대사 대백과사전이다. 빅 히스토리 창시자인 데이비드 크리스천 교수가 소장으로 있는 빅 히스토리 연구소가 서문과 감수를 맡았다.

이 책은 우주의 역사에서 8개의 ‘문턱’을 제시한다. 대폭발, 별의 탄생, 원소의 생성, 행성의 형성, 생물의 출현, 인간의 진화, 문명의 발달, 산업의 부상 등이 바로 그것이다. ‘대폭발’에서는 빅뱅부터 최초의 별 탄생까지를 밝혔다. ‘원소의 생성’에서는 136억 년 전 최초의 별 탄생부터 46억 년 전 태양계 형성까지의 역사를 다루며 생명을 포함한 오늘날의 물질세계는 모두 죽은 별에서 유래했음을 설명한다.

‘행성의 형성’에서는 별들의 잔해가 응축하고 충돌하며 오늘날의 태양과 지구가 만들어진 과정을 담았다. ‘생물의 출현’에서는 바닷속 원시 세포부터 진핵 세포, 해양 생물, 육지 생물, 파충류, 포유류, 그리고 인간으로 이어지는 생명 탄생과 진화의 경로를 따라가볼 수 있다. ‘인간의 진화’에서는 수렵 채집 생활과 집단 학습을 통한 인류의 혁신 과정을, ‘문명의 발달’에선 소규모 공동체 사회가 거대한 국가와 제국으로 성장하는 역사를, ‘산업의 부상’에선 18세기 산업혁명에 대한 기술과 함께 21세기 ‘지속가능한 문명의 건설’을 위해 필요한 과제에 대해 논의한다.

궁금한 부분부터 발췌해 읽기 편하지만 처음부터 보다 보면 ‘우주’라는 거대한 세계가 한눈에 들어온다. 큼지막한 인포그래픽 덕분에 텍스트에 압축돼 있는 역사를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