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리스크로 투자 꺼리는 상황
해외본사 CEO 초청해 설득해야"
이승현 한국외국기업협회 신임 회장(사진)은 12일 “젊은이들이 일자리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안보 위기까지 겹쳐 외국기업들이 한국 투자를 신중히 검토하는 상황”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 회장은 삼성전자 이비즈(e-Biz) 일본 주재원, JAE코리아 사장 등을 거쳐 인팩코리아 사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지난 11일 임시총회를 통해 김진철 솔베이실리카코리아 사장에 이어 제23대 한국외국기업협회장에 선임됐다. 한국외국기업협회는 국내에 진출한 1만5000여 개 외국인투자기업을 대표하는 법정 민간경제단체다.
이 회장은 “일자리 창출, 세수 증대는 물론 한반도를 둘러싼 ‘북핵 리스크’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외국인투자기업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가 차원의 지원 방안 중 하나로 외국계 기업 대표 및 본사 책임자를 한국에 초청해 국가 차원의 지원책을 설명하는 안을 제시했다.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경영 환경이 날로 어려워지는 가운데 정부가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할 것인지 설명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한국에 진출한 외국기업이 겪는 어려움도 소개했다. 지난 7월 국회에 발의된 ‘외국인투자촉진법 일부개정 법률안’이 대표적인 사례다. 법률안은 상시근로자 10% 이상을 감축하려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게 신고한 뒤 외국인투자위원회가 심의하도록 했다.
이 회장은 “기존에도 구조조정을 하기 위해서는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신고해야 했다”며 “산업부 장관에게까지 신고하면 이중 규제가 되기 때문에 불평등한 법률 개정안”이라고 지적했다. 외국인 투자유치를 활성화하려는 법안이 오히려 외국기업에는 ‘규제’가 될 것이라는 의미다.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방향으로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협회장으로서 발 벗고 뛰겠다는 의지도 나타냈다. 그는 “정부나 국회가 외국기업 투자유치 및 육성을 위한 정책을 세우는 데 초기 단계부터 협회가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며 “현실적이면서도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방향으로 투자유치를 이뤄낼 수 있도록 여론조사, 통계 자료 확보, 실질적인 건의를 취합하는 과정 등을 거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를 통해 새로운 일자리가 많이 만들어지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