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8 배터리 팽창 논란 잇따라

애플의 스마트폰 신제품 아이폰8의 배터리가 부풀어 오른다는 사례가 잇따라 보고되면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른바 ‘배터리 게이트’ 수준으로 문제가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13일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전자제품 유통업체 베스트바이의 한 직원은 지난 12일 아이폰8 본체와 액정이 분리돼 부풀어 오른 신제품이 반품됐다며 사진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렸다. 앞서 대만 일본 캐나다 그리스 등지에서 아이폰8 배터리 부분이 팽창됐다는 사례가 7건 신고된 데 이어 미국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처음 보고된 것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휴대폰, 노트북, 태블릿PC와 같은 전자기기에 사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전자가 양극과 음극 사이를 오갈 수 있도록 하는 전해질로 채워져 있다. 배터리를 오래 쓰다 보면 배터리가 충전과 방전을 계속하면서 내부의 전해액에서 발생하는 가스로 배터리가 부풀어 오르는 ‘스웰링’ 현상이 발생한다. 배터리가 오래되거나 외부 충격, 고온 노출, 심한 발열 등이 있으면 이 같은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

하지만 아이폰8처럼 새로 출시된 스마트폰에서 이 같은 사례가 잇따라 보고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애플이 아이폰8에 다양한 신기능을 담으면서도 스마트폰 두께를 얇게 만드느라 무리한 시도를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동시다발적으로 이런 현상이 보고되는 것을 볼 때 배터리 설계 오류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배터리 팽창 사례가 연이어 보고되자 국내 소비자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아이폰, 아이패드 등 애플 제품 사용자 모임인 ‘아사모’ 카페의 한 회원은 “아이폰8의 스웰링 현상이 더 있을 것 같다”며 “애플이 곧바로 전량 리콜에 들어가야 한다”고 했다.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이달 27일 국내에서 아이폰8의 예약판매를 시작하고, 다음달 3일 공식 출시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배터리 문제 등으로 국내 출시 일정이 지연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