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WSTS)에 따르면 글로벌 D램 시장은 1991년 이후 여섯 차례에 걸쳐 호황과 불황을 반복했다. 호황일 때는 전년 대비 2배 이상 성장하는 팽창세를 보이다가도 경기가 하강기에 들어가면 3~4년에 걸쳐 뒷걸음질 치는 경우가 많았다.
매출 증가폭이 가장 컸던 때는 1991년부터 1995년 말까지 이어진 1차 호황 때로 D램 시장은 8배로 불어났다. 가장 오래 지속된 호황은 2001년 8월부터 2006년 11월까지의 3차 때였다. 1차 호황은 PC 대중화, 3차 호황은 휴대폰 및 디지털카메라 등의 보급 확대에 따른 것으로 새로운 하드웨어의 등장이 장기 호황으로 이어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이 같은 호황은 반도체 제조업체들의 설비 증설 경쟁을 촉발해 공급과잉에 따른 불황으로 이어졌다.
이번 반도체 호황은 스마트폰의 메모리반도체 탑재량 증가로 시작됐다. 올해 초부터는 클라우드 컴퓨팅의 확대로 서버용 메모리 수요도 늘면서 호황이 장기화되는 분위기다. 2010년 전체 시장의 6% 정도를 차지했던 서버용 메모리의 비중은 올 들어 15%까지 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설비 증설에 따른 공급 과잉이 재연될 가능성은 과거 그 어느 때보다 낮다. 세계 D램 시장을 과점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은 설비 증설을 자제하고 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