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최정점 올려놓고… 권오현, 떠난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미래 흐름 읽어 새 성장동력 찾을 엄두 못내
후배들이 비상한 각오로 경영 쇄신 해달라"
후배들이 비상한 각오로 경영 쇄신 해달라"
삼성전자의 ‘반도체 신화’를 주도해 온 권오현 부회장(얼굴)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전격 발표했다. 삼성전자가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는 발표와 맞물렸다. 그만큼 파장이 컸다. 외신들은 ‘기록적인 이익에도 최고경영자(CEO) 사임’ 등의 제목을 단 긴급 뉴스를 쏟아냈다.
권 부회장은 13일 삼성전자의 반도체사업을 총괄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대표와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직에서 자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삼성전자 등기이사와 이사회 의장직도 연임하지 않겠다고 했다.
실적과 업적만 보면 앞으로도 상당 기간 연임이 가능한 권 부회장이 돌연 사의를 밝힌 것은 의외였다. 그는 지난 2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수감된 이후 삼성을 대표하는 전문경영인으로 보폭을 넓혀왔다. ‘총수 부재’라는 사상 초유의 경영위기 속에서 후배 경영진에게 길을 터주고 그룹 전반에 세대교체 분위기를 확산시키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는 “급변하는 정보기술(IT)산업의 속성을 생각할 때 지금이 후배 경영진이 나서서 비상한 각오로 경영을 쇄신할 때라고 믿는다”며 “나의 사퇴가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고 한 차원 더 높은 도전과 혁신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사퇴 이유를 밝혔다. 이어 “회사가 최고 실적을 내고는 있지만 이는 과거에 이뤄진 결단과 투자의 결실일 뿐”이라며 “미래 흐름을 읽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일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고 앞날에 대한 두려움을 드러냈다.
권 부회장은 이 부회장을 포함한 핵심 경영진과 사전에 거취를 논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부회장에게는 뇌물죄 수사가 본격화된 작년 말부터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수차례 내비쳤다고 삼성 관계자는 전했다.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 조직과 인사를 어떤 방향으로 끌어가야 할지에 대해 많은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부회장은 조만간 이 부회장과 이사진을 만나 사퇴 결정에 대해 이해를 구하고 후임자를 추천할 계획이다. 권 부회장의 전격 사퇴로 삼성전자를 포함한 주요 계열사의 사장단 인사와 조직 개편 등이 큰 폭으로 단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권 부회장은 13일 삼성전자의 반도체사업을 총괄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대표와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직에서 자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삼성전자 등기이사와 이사회 의장직도 연임하지 않겠다고 했다.
실적과 업적만 보면 앞으로도 상당 기간 연임이 가능한 권 부회장이 돌연 사의를 밝힌 것은 의외였다. 그는 지난 2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수감된 이후 삼성을 대표하는 전문경영인으로 보폭을 넓혀왔다. ‘총수 부재’라는 사상 초유의 경영위기 속에서 후배 경영진에게 길을 터주고 그룹 전반에 세대교체 분위기를 확산시키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는 “급변하는 정보기술(IT)산업의 속성을 생각할 때 지금이 후배 경영진이 나서서 비상한 각오로 경영을 쇄신할 때라고 믿는다”며 “나의 사퇴가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고 한 차원 더 높은 도전과 혁신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사퇴 이유를 밝혔다. 이어 “회사가 최고 실적을 내고는 있지만 이는 과거에 이뤄진 결단과 투자의 결실일 뿐”이라며 “미래 흐름을 읽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일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고 앞날에 대한 두려움을 드러냈다.
권 부회장은 이 부회장을 포함한 핵심 경영진과 사전에 거취를 논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부회장에게는 뇌물죄 수사가 본격화된 작년 말부터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수차례 내비쳤다고 삼성 관계자는 전했다.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 조직과 인사를 어떤 방향으로 끌어가야 할지에 대해 많은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부회장은 조만간 이 부회장과 이사진을 만나 사퇴 결정에 대해 이해를 구하고 후임자를 추천할 계획이다. 권 부회장의 전격 사퇴로 삼성전자를 포함한 주요 계열사의 사장단 인사와 조직 개편 등이 큰 폭으로 단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