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비상사태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현체제 전복은 한반도 안정 위협할수도"

마커스 갈로스카스 미국 국가정보국(DNI) 북한정보담당관은 13일(현지시간) "핵무기 보유 및 개발능력은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에게 협상카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갈로스카스 담당관은 이날 워싱턴 DC의 헤리티지 재단에서 열린 한반도 문제 심포지엄에서 "북한이 핵무기가 생존 기반이라는 것을 강조해온 점 등으로 볼 때 김정은은 어떠한 대가를 치르더라도 (비핵화) 협상을 할 의도가 없어 보인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김정은은 미국 본토에 대한 핵 위협을 확실하게 입증할 수 있게 되면 정권의 생존 보장에 더욱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할지 모른다"며 "또한 이러한 핵 위협이 평화협정, 한미 연합훈련 폐지, 주한미군 철수 등으로 가는 데 필요한 지렛대가 될 수 있다고 믿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정은은 핵 능력, 특히 미국을 핵무기로 타격할 능력을 입증하고 싶어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김정은 위원장이 핵개발 목표를 완수한다면 무엇을 할 것이라고 보는가'리는 질문에는 "확신할 수는 없지만 핵보유국으로서 인정받는 게 기본 목적일 것"이라며 "북한은 근본적으로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싶어하며, 이를 통해 한미동맹이 약화하고 자신들의 한반도 내 지배력이 강화되길 원한다.

이를 위해선 핵무기를 가진 게 더 유리하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갈로스카스 담당관은 "개연성이 낮긴 하지만 갑작스럽게 상황 변화가 있을 수 있는 만큼 (북한에서) 정권 내부의 분열 등 다양한 '만일의 사태'(contingencies)가 생길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며 "한반도에서 전쟁이 다시 날 가능성을 생각하는 건 기분 좋은 일이 아니지만 그런 상황이 오면 북한이 얼마나 위험한 행동을 할 수 있는지도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김정은 통치 시스템이 붕괴하면 유연한 리더십이 북한을 통치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김정은보다 더 쉬운 지도자가 나오리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 경우) 우리는 북한에 있는 엘리트들에게 우리가 군사적으로 개입해 체제를 전복시키고 상황을 활용할 것이라는 오해가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전 세계가 비도덕적인 지도자의 종말에 기뻐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러한 상황은 한반도와 북한의 안정에 심각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이날 발언에 대해 "개인적 의견이지 미국 정보당국의 의견을 대변하는 건 아니다"라고 전제했다.

그는 지난달 서울에서 열린 '2017 서울안보대화'에서도 특별브리핑을 통해 북한내 '비상사태'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을 편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