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지난해 개발자 콘퍼런스 '데뷰 2016'에서 처음 공개한 3D 실내지도 제작 로봇 'M1'. / 사진=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네이버가 지난해 개발자 콘퍼런스 '데뷰 2016'에서 처음 공개한 3D 실내지도 제작 로봇 'M1'. / 사진=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국내 최대 개발자 콘퍼런스인 '네이버 데뷰(DEVIEW)'가 오는 1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한다. 지난해 데뷰를 관통한 키워드 '인공지능(AI)'이 올해 행사에서도 주요 테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데뷰는 국내외 정보기술(IT) 개발자들이 기술과 노하우를 공유하는 장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달 20~21일 진행된 총 2500명 규모의 사전 참가 신청은 각각 32초, 15초 만에 마감될 만큼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2011년부터 데뷰를 총괄해온 조한용 네이버 D2 프로그램 리드는 "행사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참가 신청뿐 아니라 연사 공모 경쟁률도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며 "데뷰 발표가 꿈이라는 주니어 개발자들도 있다"고 말했다.

◆'AI' 기술 트렌드 한곳에…15개 세션 차지

데뷰는 2006년 네이버 사내 개발자 대상 행사로 시작됐다. 이후 네이버의 연구개발(R&D) 자회사 네이버랩스가 매년 행사를 열어왔고, 2008년부터 외부에 개방하며 규모를 키워왔다. 올해는 이틀 동안 AI와 빅데이터, 자율주행, 로보틱스 등을 주제로 총 40여개 세션이 진행된다. 이 중 머신러닝이나 딥러닝과 같은 AI 관련 세션이 15개로 가장 많다.

조 리드는 "2013년 데뷰에서 딥러닝과 머신러닝이 처음 다뤄졌는데 당시에는 이론적으로 기술을 소개하는 수준이었다"며 "올해는 AI 기술의 구체적인 적용 사례를 많이 만나볼 수 있다"고 소개했다.

'데뷰 2017' 기조연설자로 나서는 송창현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 / 사진=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데뷰 2017' 기조연설자로 나서는 송창현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 / 사진=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올해 기조연설은 지난해에 이어 송창현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네이버랩스 대표가 맡는다. 데뷰 기조연설에서는 네이버의 최신 기술과 서비스들이 공개된다. 작년 같은 무대에서 송 CTO는 AI 대화 시스템 '아미카'와 웹브라우저 '웨일', 3D 실내지도 제작 로봇 'M1'을 발표했다. 레벨3까지 진화한 자율주행차 기술도 이 자리에서 처음 선보였다.

네이버 관계자는 "작년 기조연설에서는 네이버랩스가 주도하는 기술이 많이 공개됐는데, 올해는 검색이나 AI 플랫폼 '클로바'처럼 네이버 전체를 관통하는 기술이 주로 다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공개된 기술들이 어디까지 진화했는지도 언급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네이버가 지난 6월 인수한 AI 연구소 '네이버랩스유럽(구 제록스리서치센터유럽)' 연구원들도 발표자로 나선다. 행사 둘째날인 17일 무대에 오르는 플로랑(Florent Perronnin) 연구원은 전세계 논문 인용 수 1만건을 돌파한 권위있는 AI 전문가다.

◆개발자를 위한, 개발자에 의한 '데뷰'

네이버는 데뷰의 장수 비결로 "특정 회사나 플랫폼에 종속되지 않고 현업 개발자들이 쓸 만한 콘텐츠를 공유한 점"을 꼽았다. 글로벌 IT 기업들의 개발자 콘퍼런스가 자사 제품이나 서비스를 홍보하는 성격이 강한 반면 데뷰는 업계 전반의 정보와 노하우 공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설명이다.

2011년부터 데뷰를 총괄해온 조한용 네이버 D2 프로그램 리드. / 사진=네이버 제공
2011년부터 데뷰를 총괄해온 조한용 네이버 D2 프로그램 리드. / 사진=네이버 제공
실제로 데뷰에는 네이버 외부 개발자들도 다수 참석해 자신들의 기술을 공유한다. 올해 연사는 네이버 내부 60%, 외부 40%로 구성됐다. 외부에서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 간편송금 서비스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의 개발자들이 연사로 참가한다.

행사가 철저히 개발자 위주로 꾸려지다 보니 참가자 대부분도 개발 직군이다. 기획이나 디자인, 사용자경험(UX) 직군도 다수 참가하는 다른 IT 콘퍼런스와 다른 점이다. 각 세션도 최소 5년 이상의 시니어 개발자들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구성된다.

조 리드는 "데뷰의 철학은 개발자들이 스스로 경험을 공유해 함께 성장하자는 것"이라며 "네이버가 실력 있는 개발자나 기술 회사를 만나는 데에도 데뷰가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데뷰에 이례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이해진 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은 참석하지 않을 예정이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도 불참한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