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오전 5시18분, 서울 마포구 성산대교 북단 강변북로 일산 방향 도로에서 사고가 난 트럭을 뒤따라오던 다른 트럭이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앞서 승용차와 트럭이 1차 사고가 난 뒤 사고 처리 후 갓길로 빼려는 차량을 빠르게 오던 트럭이 이어서 친 것이다. 이 사고로 추돌한 트럭 운전자 장모씨(40)가 크게 다치고 네 명이 부상했다.

이틀 전인 12일 오후 10시20분께 부산 수영구 광안대교에선 교통사고 현장을 수습하던 광안대교 관리사무소 직원 두 명이 뒤따라오던 차량에 치여 크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교통사고나 차 고장이 일어났지만 뒤따르던 차량이 그 사실을 알지 못해 다시 사고를 일으키는 ‘2차 사고’가 증가 추세다. 전문가들은 잘못된 교통사고 처리 상식이 2차 사고를 유발한다고 지적한다.

경찰청에 따르면 올 1분기 전국에서 총 164건의 2차 사고가 발생해 13명이 숨졌다.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발생 건수는 16.3%, 사망자 숫자는 160%가량 증가했다. 2차 사고는 일반 교통사고에 비해 치사율이 높다. 탑승자가 사고 또는 고장을 수습하기 위해 차량 밖으로 나와 있던 중 사고를 당하기 때문이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연평균 33명이 2차 사고로 사망했다. 치사율은 54.2%로, 일반 사고 치사율(9.3%)의 약 여섯 배다.

경찰 관계자는 “블랙박스가 대중화되면서 현장 보존 없이도 과실의 방향이나 비율을 따지기 쉬워졌다”며 “사고가 나면 차량 파손 부위, 핸들과 바퀴 방향, 사고 현장 인근을 빠르게 사진으로 남긴 뒤 갓길 등 안전이 확보된 곳으로 차량을 옮기는 게 좋다”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