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 석류-신동옥(1977~)
시월 석류는 불의 나팔이다. 옹골찬 타악기다. 검붉게 달아오른 핵, 그것을 우리는 잇바디라고 부르기도 한다. 석류를 보면 애절양을 적은 정약용도 떠오른다. 저녁 노을도 석류빛처럼 아름답다. 아름다움은 파열음으로부터 시작된다는 감각이 피부에 스며들 듯하다. 그렇게 석류는 끝까지 저를 몰고 간다. 시 쓰기도 이와 같지 않을까. 생각이 차고 깊어지는 계절 시월이다.

이소연 시인 (2014 한경 신춘문예 당선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