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7중전회서 1인체제 확인… '마오 반열'에 다가선 시진핑

'시진핑 사상' 당장에 포함
내주 당대회서 최종 결정

홍콩 매체
"당 주석 부활 후계자에 후춘화 낙점 가능성"

중국 공산당 18기 중앙위원회 제7차 전체회의(18기 7중전회)에서 지난 14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가운데) 등 7명의 정치국 상무위원 및 중앙위원들이 손을 들어 투표하고 있다. 베이징신화연합뉴스

중국 공산당이 14일 폐막한 18기 중앙위원회 제7차 전체회의(18기 7중전회)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1인 지배체제를 강화하는 내용의 당장(黨章·당헌) 수정안을 채택했다. 또 시 주석 집권 2기를 보좌할 상무위원 선임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 집권 1기를 총결산하고 오는 18일 차기 지도부를 선출할 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앞두고 열린 이번 7중전회는 향후 5년의 중국 권력 지도를 가늠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15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이번 회의에선 예상대로 시 주석이 주창한 ‘치국이정(治國理政·국가통치)’ 이론이 포함된 당장 수정안이 통과되는 등 시 주석 1인 체제 강화를 위한 마무리 작업이 이뤄졌다. 다만 당장 수정안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공산당은 7중전회 폐막 후 발표한 공보에서 “정치국이 ‘마오쩌둥(毛澤東) 사상’과 ‘덩샤오핑(鄧小平) 이론’,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의 ‘3개 대표론’,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의 ‘과학적 발전관’ 지도 아래 시 주석의 중요한 강연·정신과 치국이정의 새로운 이념 및 사상·전략을 관철하고 실현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개정된 당장에 ‘시진핑 사상’이 명기될지 여부는 19차 당대회에서 최종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진핑’이란 이름이 들어가면 시 주석은 마오쩌둥과 덩샤오핑 반열에 오르게 된다.

이번 회의에선 시 주석의 ‘오른팔’로 불리는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의 유임 여부를 포함해 차기 정치국 상무위원 인선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홍콩 빈과일보는 19차 당대회에서 당 주석직이 부활해 시 주석이 국가주석과 함께 당 주석을 맡는 대신 후춘화(胡春華) 광둥성 당서기가 후계자로 낙점되는 ‘빅딜’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차기 상무위원으론 시 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 왕양(汪洋) 부총리, 한정(韓正) 상하이시 당서기, 후춘화 서기, 리잔수(栗戰書) 당 중앙판공처 주임, 천민얼(陳敏爾) 충칭시 당서기 등 7명을 유력하게 꼽았다. 왕 서기가 포함되지 않은 것은 그가 ‘7상8하(七上八下)’ 관례에 따라 은퇴한다는 것을 뜻한다. 7상8하는 5년마다 열리는 당대회 시점에 만 67세면 상무위원이 될 수 있지만 68세 이상은 은퇴한다는 것을 말한다.

왕양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 한정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 후춘화는 당 중앙서기처 제1서기 및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리잔수는 중앙기율검사위 서기, 천민얼은 국무원 부총리를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리 총리는 유임하고, 시 주석은 국가주석과 함께 당 주석을 맡는 방안이 거론됐다.

중국 역대 지도자 중 마오쩌둥이 유일하게 당 주석을 맡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당 주석직 부활은 시 주석이 마오쩌둥에 버금가는 지위에 오르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후 서기가 중앙군사위 부주석으로 거론됐다는 점이다. 시 주석은 2010년 중앙군사위 부주석으로 선출됨으로써 차기 지도자로 낙점된 것을 세계에 알렸다. 이런 인사가 현실화되면 후 서기가 시 주석의 후계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