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참여단 토론 참여 임채영 박사 인터뷰

"시민참여단이 문제의 핵심을 잘 짚고 있다는 느낌이었고 질문 수준도 상당히 높았습니다.

이분들이 진지하게 숙의(熟議)해서 결론을 내린다면 받아들이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신고리 건설재개측 "참여단 수준 높아… 결과 받아들여야"
신고리 원전 5·6호기 공론조사 관련 시민참여단 토론에 참여한 한국원자력학회 임채영 박사의 말이다.

원전 건설 재개 측인 임 박사는 2박 3일간 이어진 시민참여단 종합토론회가 15일 마무리된 후 "참여단이 건설 재개 측과 중단 측이 제공한 자료를 자세히 살펴보며 준비를 많이 한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신고리5·6호기공론화위원회는 시민참여단의 판단을 토대로 오는 20일 '대 정부 권고안'을 발표한다.

정부는 권고안 내용을 검토한 뒤 건설중단·재개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방침이다.

이번 토론은 ▲1세션 총론토의(중단 및 재개 이유) ▲2세션 안전성·환경성 토의 ▲3세션 전력수급 등 경제성 토의 ▲4세션 마무리 토의 순서로 진행됐다.

임 박사는 1세션에서는 발제와 토론을 맡았고, 3세션에서는 토론자로 나섰다.

임 박사는 무엇보다 시민참여단의 관심이 무척 뜨거웠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애초 빠지는 분이 많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참석 대상 478명 가운데 실제 471명이 참석했다"고 놀라움을 나타냈다.

토론도 상당히 진지하게 진행됐다고 한다.
신고리 건설재개측 "참여단 수준 높아… 결과 받아들여야"
임 박사는 "조별로 분임토의를 거쳐 질문을 준비한 덕분인지 질문에 깊이가 있었다"며 "원전 안전성, 전력수급 문제 등 문제 핵심에 대한 관심이 특히 높았다"고 설명했다.

인상 깊은 질문으로는 ▲ 건설중단 측에서는 신재생에너지가 좋다고 주장하는데 근거 자료는 왜 모두 외국 통계냐. 국내 상황에 맞춰서 설명해달라 ▲ 원전 발전단가에 사후처리 및 사회적 비용이 어느 정도 반영됐는지에 대해 중단과 재개 측 주장이 왜 다르냐 등을 꼽았다.

임 박사는 "참여단에게 낯선 주제임에 틀림이 없지만 다들 공부를 열심히 하고 토론에 임한 것 같았다"며 "이분들이 지지하게 숙의해서 결론을 내린다면 재개든 중단이든 받아들이는 게 맞다는게 개인적인 판단"이라고 말했다.

다만, 민감한 쟁점의 경우 팩트가 정리되지 않아 참여단이 헷갈렸을 수 있다는 점은 아쉽다고 지적했다.

임 박사는 "산업통상자원부나 전력거래소, 원자력안전위원회 등 권위 있는 기관이 최소한의 객관적인 수치와 팩트는 제시해줬어야 했다"며 "재개·중단 측 모두 자기주장만 하다 보니 참여단으로서는 누구 말이 맞는지부터 따져봐야 하는 상황을 맞았다"고 밝혔다.

그는 만약 사실관계가 잘 정리된 뒤 제공됐다면 시민참여단은 그 부분을 어떻게 바라볼지만 고민하면 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 박사는 "이런 부분을 포함해 공론화 과정의 절차와 진행방식이 완벽하거나 충실했다고 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하지만 더 큰 사회적 갈등을 막기 위해서는 이쯤에서 결론을 내는 게 맞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임 박사는 이번 토론 발표에서 "공포는 과학을 이길 수 없다"며 "지금 우리가 논의하는 것은 탈원전이 아니라 30%를 지은 신고리5·6호기 중단 문제"라고 지적한 바 있다.

그는 "건설중단 측은 부분적인 진실을 말한다"며 "탈원전이나 정치가 아니라 일상의 문제,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받느냐, 아니냐의 문제를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