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LPGA 우승, 한국에서 해 더욱 기쁘다"
고진영 "LPGA 진출 여부는 아직 고민 중… 일단 KLPGA에 집중"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생애 첫 우승으로 LPGA 투어 직행 티켓을 손에 넣은 고진영(22)은 LPGA 진출 여부에 대해 아직도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15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골프클럽 오션코스(파72)에서 열린 LPGA투어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린 고진영은 "LPGA 투어 기회를 얻을 것이라는 생각을 못 해봐서 (진출 여부에 대해) 섣불리 대답하지 못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고진영 "LPGA 진출 여부는 아직 고민 중… 일단 KLPGA에 집중"
고진영은 "혼자 감당하기도 쉽지 않아 부모님, 팀원들과 충분히 고민한 후에 결정해도 늦지 않을 것 같다"며 "일단은 다음 주 KB금융 스타챔피언십을 앞두고 있어서 KLPGA 투어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승이 확정된 이후 "후회 없이 플레이했다는 것에 울컥했다"는 고진영은 "LPGA 첫 우승이 많은 팬 앞에서 한 한국에서의 우승이라 더욱 뜻깊고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번 대회 마지막 라운드에서 고진영은 박성현(24), 전인지(23)와 맞붙었다.

2015년엔 전인지, 지난해엔 박성현의 두드러진 활약에 '2인자'에 머물렀던 고진영은 이번 대회 챔피언조 맞대결에서 당당히 승리하며 그간의 설움을 떨쳤다.

고진영은 "굉장히 큰 의미가 있는 라운드였다"며 "인지, 성현 언니가 한국에 있을 때 본의 아니게 경쟁구도가 만들어져서 스트레스도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언니들이 워낙 잘하고 랭킹도 저보다 훨씬 높아 크게 욕심내지 않았다"며 "언니들과 함께 하면서 어떻게 플레이해야 하는지 많이 보고 배웠다"고 말했다.

이날 라운드 내내 박성현과 전인지 팬들의 거센 응원 속에서 경기해야 했던 고진영은 "언니들이 팬층이 얼마나 두꺼운지 느꼈던 하루였다.

내 이름이 안 들려서 속상하기도 했다"고 웃으며 "이렇게 많은 팬 앞에서 경기한 것은 처음이라 좋은 성장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2타차 선두로 마지막 라운드에 들어섰던 고진영은 2·3번 홀에서 연속 보기를 범해 선두를 빼앗겼으나 이내 추슬러 버디 행진을 펼쳤다.

연속 보기 이후 너무 당황했다는 그는 "내가 왜 긴장하는지 (캐디) 딘이랑 얘기를 해보니 내가 긴장할 이유가 없는데 혼자 프레셔를 주고 있더라"며 "어떤 상황이 와도 기회가 올 것이라고 되뇌면서 플레이했다"고 말했다.

위기 극복을 도운 딘에 대해 고진영은 "굉장히 냉철하며 분위기에 흔들리지 않고 현실을 직시한다"라며 "그래서 무서울 때도 있지만 좋은 친구"라고 치켜세웠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