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주요은행들은 신용등급이 높은 1∼3등급 고객들에게 대출을 많이 해준 반면 저축은행과 대부업체들은 신용등급이 낮은 5∼8등급 고객에 대출이 몰려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과 은행들이 대출 돈줄을 조이자 신용등급이 낮은 대출자들이 은행에서 밀려나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2금융권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풍선효과'가 입증된 셈이다.
17일 금융감독원이 국민의당 박선숙 의원에게 제출한 국내 은행 신용등급별 가계대출 현황을 보면 국내 은행들은 10개 등급 중 1∼3등급에 대한 대출이 가장 많았다.
지난 6월 말 현재 국민은행은 1등급 고객에 대한 대출잔액이 53조1천379억원으로 10개 등급 중 가장 많았다.
전체 가계대출 잔액 123조4천204억원의 43.1%에 달했다.
우리은행도 1등급 대출잔액이 17조7천964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KEB하나은행도 1등급이 34조2천887억원으로 10개 등급 중 최고였다.
신한은행은 2등급 대출잔액이 30조9천49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농협은 3등급(25조8천794억원)이 최대였다.
하지만 저축은행과 대부업체의 대출현황을 보면 주력 대출고객의 신용등급은 급격히 떨어진다.
상위 5개 저축은행의 6월 말 현재 가계신용대출 잔액을 보면 신용등급 6등급인 고객 2만7천660명이 1조7천17억원을 빌린 것으로 집계돼 10개 등급 중 가장 많았다.
이어 7등급은 1조264억원(16만4천122명)이었고 5등급도 8천982억원(9만5천492명)이었다.
반면 1∼3등급은 등급별 대출잔액이 2천억원을 넘지 않았다.
대부업체는 저축은행보다 신용등급이 더 낮은 6∼8등급이 주요 대출고객층이었다.
상위 5개 대부업체의 지난 8월 말 등급별 대출잔액 중에서 6등급이 1조8천93억원(36만3천451명)으로 가장 많았고 7등급이 1조8천58억원(41만199명), 8등급이 9천681억원(20만3천69명) 등이었다.
은행들이 신용도가 높은 고객들에게만 대출해준 데다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등을 통해 대출심사를 강화하면서 신용도가 낮은 고객들은 저축은행이나 대부업체 등 2금융권 대출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이들 2금융권은 은행보다 대출금리가 월등히 높아서 대출고객들의 이자 부담이 커진다.
한편 신용카드의 카드론은 신용등급 5등급인 고객이 가장 많이 이용했고 현금서비스는 7등급 고객의 이용액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는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모두 40∼50세 미만 고객의 이용액이 가장 많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