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위기 이후 한국경제 달라져… 눈부신 회복 후 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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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디스 전 분석관 "거시 경제 안정되고 위험관리 잘 돼"
IMF 전 국장 "당시 IMF 조치, 한국 이해에 부합…개방적·효율적 경제로 변화"
우리 경제가 20년 전 이른바 'IMF(국제통화기금) 위기'에 빠졌을 때 우리 경제를 가까이서 지켜본 인사들이 그사이 달라진 한국경제의 위상을 높이 평가했다.
톰 번 코리아 소사이어티 회장, 휴버트 나이스 전 IMF 아태지역 담당국장, 유일호 전 부총리는 17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매일경제 주최로 열린 제18회 세계지식포럼에서 '외환위기 20년 성찰과 미래'란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 참석해 당시와 현재 우리 경제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톰 번 회장은 한국이 IMF 위기 당시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한국 담당 수석분석관으로 우리나라를 찾았고, 휴버트 나이스 전 국장은 외환위기 당시 IMF의 구제금융과 정책 패키지 지원을 총괄했다.
톰 번 회장은 자신의 경험에 비춰봤을 때 한국의 경제 상황이 20년 전과 많이 달라졌다고 평가했다.
그중에서 외화 보유액과 순자산 포지션을 가장 큰 변화로 꼽았다.
현재 한국은 외환보유액이 3천850억달러인 반면 위기 당시에는 70억달러에 불과했고, 현재 한국 순자산 포지션이 2천370억달러라면 위기 당시에는 순 부채를 기록했다.
번 회장은 "한국은 외환위기 이후 눈부신 회복을 했다"며 "위기를 겪은 국가 중 국가신용등급이 위기 이전보다 높아진 유일한 국가"라고 상찬했다.
번 회장은 그러나 과거 한국은 "규제 당국자, 채권·채무자 모두 안이했다"며 쓴소리도 했다.
위기관리가 안 됐고, 부실 대출이 많았고, 감독 기능도 부실했다고 꼬집었다.
현재의 한국에 대해서는 "거시 경제적으로 안정되고, 신용위기 위험 관리가 잘 되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경제 성장률 목표치를 따로 제시하지 않은 점을 거론하며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경제성장을 하겠다는 자세가 없어졌다"는 점을 좋게 평가했다.
번 회장은 "국제기구가 수립한 공공부채 공시 기준에 부합하는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라며 한국의 투명한 재정제도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단, 최근 북핵 위기가 '블랙스완'으로 과거에 없었던 위기라고 지적했다.
블랙스완은 극단적으로 예외적이어서 발생 가능성이 작지만 일단 발생하면 엄청난 충격과 파급 효과를 야기하는 사건을 가리킨다.
휴버트 나이스 전 국장은 외환위기 당시 IMF가 한국 정부에 권고했던 정책 패키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에 반론을 펼쳤다.
나이스 전 국장은 우선 IMF 조치를 평가하기 전 당시 경제 상황이 급박하게 진행돼 정보가 불완전했고 한국 정부가 IMF 조치를 수용하기에 여러 정치·사회적 제약이 있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이스 전 국장은 당시 IMF 정책 패키지는 취약한 한국경제의 안정화, 경제성장 재개를 위한 토대 마련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지향했다고 설명했다.
경제 안정화를 위해서 금리 인상, 재정 긴축, 국제 차관 제공, 해외 단기채권의 만기 연장, 은행시스템 유동성 지원이, 토대 마련을 위한 조치로 은행 구조개혁, 노동시장 유연화, 기업 부문 구조조정, 사회보호 시스템 확대 등이 추진됐다.
나이스 전 국장은 당시뿐 아니라 현재에도 비판이 이어지는 금리 인상 조치에 대해서 "경제 피해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항변했다.
단, "한국 측이 덜 주저했더라면, 위기 이후 IMF가 금리를 다시 인하하는 데 빨리 결단했더라면 유해한 영향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재정 긴축 정책은 "실수였다"고 인정했다.
나이스 전 국장은 "생산의 급하락을 예상하지 못해 이런 결정을 취했다"며 "다행히도 재정 긴축은 계획보다 덜 했고 나중에 재정정책을 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경제 위기를 틈타 외국의 이해관계를 관철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비판을 받는 무역과 자본 계정의 개방에 대해서 "한국경제가 글로벌 경제와 통합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조치였다"고 반박했다.
나이스 전 국장은 "소규모 수출 주도의 경제인 한국이 이런 통합을 통해 많은 이익을 얻게 됐다"고 주장했다.
나이스 전 국장은 "일부 조치는 다른 국가의 특정 이해가 반영됐다"면서도 "정책 패키지는 한국의 이해에 부합했다"고 말했다.
그는 "구조개혁 조치는 한국경제의 약점을 해결하는 데 기여했다"며 "이런 개혁을 통해 한국경제가 개방적이고 경쟁력 있고, 더 효율적으로 바뀌어 한국경제의 장기적 이익에 부합했다"고 평가했다.
세번째 연사로 나선 유일호 전 경제부총리는 IMF 조치 중 구조개혁은 "성공했고, 효과적이었다.
특히 기업 부분의 구조개혁은 잘 이뤄졌다"며 나이스 전 국장의 평가에 동의했다.
하지만 "금리 조치에 대해서는 의견이 다르다"면서도 "이 논의를 할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며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다.
유 전 부총리는 "가까운 미래에는 IMF 위기와 같은 위기를 경험하지 않을 것 같다"고 전망하면서도 "일본이 겪었던 어려움과 같은 다른 형태의 위기가 한국에서 발생할 가능성 있다"고 경고했다.
유 전 부총리는 20년 전과 비교했을 때 "보유 외환이 많아지고 경제의 펀더멘털이 탄탄해졌다"고 평가하면서 "재정적자가 단점으로 이에 현명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IMF 전 국장 "당시 IMF 조치, 한국 이해에 부합…개방적·효율적 경제로 변화"
우리 경제가 20년 전 이른바 'IMF(국제통화기금) 위기'에 빠졌을 때 우리 경제를 가까이서 지켜본 인사들이 그사이 달라진 한국경제의 위상을 높이 평가했다.
톰 번 코리아 소사이어티 회장, 휴버트 나이스 전 IMF 아태지역 담당국장, 유일호 전 부총리는 17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매일경제 주최로 열린 제18회 세계지식포럼에서 '외환위기 20년 성찰과 미래'란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 참석해 당시와 현재 우리 경제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톰 번 회장은 한국이 IMF 위기 당시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한국 담당 수석분석관으로 우리나라를 찾았고, 휴버트 나이스 전 국장은 외환위기 당시 IMF의 구제금융과 정책 패키지 지원을 총괄했다.
톰 번 회장은 자신의 경험에 비춰봤을 때 한국의 경제 상황이 20년 전과 많이 달라졌다고 평가했다.
그중에서 외화 보유액과 순자산 포지션을 가장 큰 변화로 꼽았다.
현재 한국은 외환보유액이 3천850억달러인 반면 위기 당시에는 70억달러에 불과했고, 현재 한국 순자산 포지션이 2천370억달러라면 위기 당시에는 순 부채를 기록했다.
번 회장은 "한국은 외환위기 이후 눈부신 회복을 했다"며 "위기를 겪은 국가 중 국가신용등급이 위기 이전보다 높아진 유일한 국가"라고 상찬했다.
번 회장은 그러나 과거 한국은 "규제 당국자, 채권·채무자 모두 안이했다"며 쓴소리도 했다.
위기관리가 안 됐고, 부실 대출이 많았고, 감독 기능도 부실했다고 꼬집었다.
현재의 한국에 대해서는 "거시 경제적으로 안정되고, 신용위기 위험 관리가 잘 되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경제 성장률 목표치를 따로 제시하지 않은 점을 거론하며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경제성장을 하겠다는 자세가 없어졌다"는 점을 좋게 평가했다.
번 회장은 "국제기구가 수립한 공공부채 공시 기준에 부합하는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라며 한국의 투명한 재정제도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단, 최근 북핵 위기가 '블랙스완'으로 과거에 없었던 위기라고 지적했다.
블랙스완은 극단적으로 예외적이어서 발생 가능성이 작지만 일단 발생하면 엄청난 충격과 파급 효과를 야기하는 사건을 가리킨다.
휴버트 나이스 전 국장은 외환위기 당시 IMF가 한국 정부에 권고했던 정책 패키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에 반론을 펼쳤다.
나이스 전 국장은 우선 IMF 조치를 평가하기 전 당시 경제 상황이 급박하게 진행돼 정보가 불완전했고 한국 정부가 IMF 조치를 수용하기에 여러 정치·사회적 제약이 있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이스 전 국장은 당시 IMF 정책 패키지는 취약한 한국경제의 안정화, 경제성장 재개를 위한 토대 마련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지향했다고 설명했다.
경제 안정화를 위해서 금리 인상, 재정 긴축, 국제 차관 제공, 해외 단기채권의 만기 연장, 은행시스템 유동성 지원이, 토대 마련을 위한 조치로 은행 구조개혁, 노동시장 유연화, 기업 부문 구조조정, 사회보호 시스템 확대 등이 추진됐다.
나이스 전 국장은 당시뿐 아니라 현재에도 비판이 이어지는 금리 인상 조치에 대해서 "경제 피해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항변했다.
단, "한국 측이 덜 주저했더라면, 위기 이후 IMF가 금리를 다시 인하하는 데 빨리 결단했더라면 유해한 영향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재정 긴축 정책은 "실수였다"고 인정했다.
나이스 전 국장은 "생산의 급하락을 예상하지 못해 이런 결정을 취했다"며 "다행히도 재정 긴축은 계획보다 덜 했고 나중에 재정정책을 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경제 위기를 틈타 외국의 이해관계를 관철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비판을 받는 무역과 자본 계정의 개방에 대해서 "한국경제가 글로벌 경제와 통합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조치였다"고 반박했다.
나이스 전 국장은 "소규모 수출 주도의 경제인 한국이 이런 통합을 통해 많은 이익을 얻게 됐다"고 주장했다.
나이스 전 국장은 "일부 조치는 다른 국가의 특정 이해가 반영됐다"면서도 "정책 패키지는 한국의 이해에 부합했다"고 말했다.
그는 "구조개혁 조치는 한국경제의 약점을 해결하는 데 기여했다"며 "이런 개혁을 통해 한국경제가 개방적이고 경쟁력 있고, 더 효율적으로 바뀌어 한국경제의 장기적 이익에 부합했다"고 평가했다.
세번째 연사로 나선 유일호 전 경제부총리는 IMF 조치 중 구조개혁은 "성공했고, 효과적이었다.
특히 기업 부분의 구조개혁은 잘 이뤄졌다"며 나이스 전 국장의 평가에 동의했다.
하지만 "금리 조치에 대해서는 의견이 다르다"면서도 "이 논의를 할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며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다.
유 전 부총리는 "가까운 미래에는 IMF 위기와 같은 위기를 경험하지 않을 것 같다"고 전망하면서도 "일본이 겪었던 어려움과 같은 다른 형태의 위기가 한국에서 발생할 가능성 있다"고 경고했다.
유 전 부총리는 20년 전과 비교했을 때 "보유 외환이 많아지고 경제의 펀더멘털이 탄탄해졌다"고 평가하면서 "재정적자가 단점으로 이에 현명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