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로봇시장에 본격 진출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지 1년 만에 개발자 콘퍼런스 ‘데뷰(DEVIEW) 2017’을 열어 로봇팔과 전동카트, 실내 자율주행 로봇 등 생활밀착형 로봇을 대거 선보였다. 송창현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연구개발(R&D) 자회사 네이버랩스 최고경영자(CEO)는 “사람이 기술을 배우고 쓰기보다 기술이 사람을 이해하도록 해야 한다”며 네이버의 연구목표는 ‘생활환경 지능의 확장’이라고 말했다. 인공지능과 로봇 시대를 맞아 포털의 새로운 진화를 선언한 것이다.

네이버의 연구목표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인공지능과 로봇이 결국 일체가 될 수밖에 없다는 전망에 더욱 힘을 실어준다. 이른바 ‘인공지능’과 ‘동작지능’의 결합이 그것이다. ABB KUKA 야스카와 등 전통 로봇기업이 아니라 구글 아마존 애플 도요타 소프트뱅크 등이 로봇과 관련한 화제를 몰고다니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PC, 모바일에 이어 로봇 운영체제와 소프트웨어 표준화 주도권을 놓고 불꽃 튀는 경쟁이 예상된다.

로봇 기술이 산업 전반에 미칠 파급효과가 막대해질 것으로 예상되자 국가 간 경쟁 또한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미국은 인터넷을 탄생시킨 국방부 연구기관 DARPA를 통해 로봇 기술혁신을 주도하고 있고, 일본은 로봇을 고령화사회 성장 산업으로 설정했다. 유럽은 로봇과 공생하는 사회를 위해, 중국은 로봇을 통한 제조 경쟁력 업그레이드를 위해 각각 투자를 늘리고 있다.

근로자 1만 명당 로봇 사용 대수로 치면 세계 최고인 한국 역시 로봇산업을 키우겠다는 방향성만큼은 선진국 못지않다. 한국의 휴보(HUBO)가 미국 DARPA 주최 로보틱스 챌린지(DRC)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등 가능성을 증명한 바도 있다. 하지만 그동안 로봇 전문기업은 선진국에 비해 손에 꼽힐 정도였고 전문인력 또한 절대적 열세를 면치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네이버의 로봇 연구개발 참여는 반갑기 그지없다. 때마침 럭스로보 등 로봇 스타트업도 주목받기 시작했다. 인공지능 등으로 로봇 패러다임이 달라지면서 생긴 변화들이다. 한국 로봇산업이 도약할 좋은 기회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