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한국대중음악공연산업협회(이하 음공협)는 구미시의 이승환 콘서트 취소와 관련해 "우리나라 대중음악공연산업 및 대중문화예술 전체를 무시한 행위"라고 8일 비판했다.음공협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구미시와 시장에게 민간 공연을 일방적으로 취소한 데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이에 따라 피해를 입은 관객과 공연관계자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와 보상을 전할 것을 요구했다.앞서 김장호 구미시장은 지난달 “문화예술회관의 설립 취지, (‘정치적 선동 및 오해 등의 언행을 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서약서 날인을 거절한 점, 예측할 수 없는 물리적 충돌 등 불상사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을 고려해 불가피하게 대관을 취소한다”고 밝혔다.음공협은 이에 대해 "공연을 기다려온 수많은 관객의 기대를 저버리고, 지역 문화 향유 기회를 박탈하는 것은 명백한 부당한 행위"라고 지적했다.이어 "시는 취소 통보 사유를 ‘시민의 안전’이라 밝혔으나, 정작 시와 시장은 안전과 관련한 어떠한 대책도 사전에 밝힌 바 없으며, 원활한 공연 진행을 위해 충분한 협의와 합의를 논할 시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습적이고 일방적인 서약서를 제시하며 기획사와 아티스트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한 것은 시와 시장이 대중문화예술을 철저히 갑과 을의 관점 혹은 지휘권 내에 있다고 바라보는 것을 자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아울러 "이승환 구미 공연은 누구나 볼 수 있는 무료 공연도, 누구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야외 행사도 아니었다. 유료 콘서트로써 이미 모든 좌석은 매진이 된 상황이었다"며 "공연 관람과 전혀 상관없는 일
“여전히 불가마 안은 지옥처럼 뜨거웠고 변한 것은 없었다. 다만 달라진 게 있다면 땀이 날 때까지 도망치지 않고 버텼다는 것. 그 기다림의 시간이 살갗 위 오직 1밀리미터 높이의 공간에만 바람이 부는 천국을 만든 것이었다. 그건 다른 사람은 느낄 수 없는, 오직 자신만의 비밀스러운 낙원이었다. 주연은 그제야 알 것 같았다. 자신의 삶이 왜 그렇게 힘들었는지. 뜨거움 앞에서 땀이 날 때까지 견디지 못하고 매번 너무 빨리 문을 열고 뛰쳐나갔던 것이다.”장편소설 <꿈의 불가마> 속 주인공 주연은 정규직 전환에 실패한 스물아홉살 취준생이다. 가장 월세가 싼 원룸으로 이사했으나, 설상가상으로 집 수도관마저 터져버린다. 그러다 전 주인이 남기고 간 목욕권 한 장을 우연히 발견하고, 약도를 따라 여성 전용 불가마 ‘미선관’에 도착한다. 정소정 작가의 소설 데뷔작인 이 작품은 ‘2022 한경 신춘문예’ 스토리 부문 1등 당선작이다. 정 작가는 직장을 다니던 중 연극 ‘지하철 1호선’ 4000회 기념 공연에 감동받아 퇴사하고 희곡을 쓰기 시작했다. ‘모래섬’, ‘뿔’, ‘가을비’ 등의 연극 대본을 썼다. 드라마 대본으로 쓴 ‘미쓰 불가마’가 한경 신춘문예에 당선됐고, 이를 소설로 바꾼 것이 <꿈의 불가마>다. 정 작가는 “목욕탕 가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피부에 닿는 따뜻함이 적지 않은 위로를 주고,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그는 “모두 땀을 흘리는 그곳에서 불가마는 공연장처럼 변한다”며 “누가 이야기를 하면 모두 귀를 쫑긋 세우고 듣는다”고 했다. 소
미국과 중국의 분업구조를 일컫는 ‘차이메리카’ 시대가 저물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으로 촉발된 대결 구도는 외교, 경제, 기술, 안보, 정보, 이데올로기, 소프트 파워에 이르기까지 다중적이고 포괄적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출범을 눈앞에 둔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무역 제재, 고율 관세부터 남중국해와 타이완에서의 군사적 경쟁까지 1기 때보다 중국에 대해 더 강한 압박할 기세다. 반면 중국은 코로나19 봉쇄를 거치면서 4년 전보다 경제적 기반이 더 약해지고 있다. 돌아온 트럼프와 중국의 두 번째 패권 경쟁은 과연 어떤 결과를 초래할 것인가. <차이나 크라이시스>는 미국과 더불어 G2로 위상을 구가하는 중국이 트럼프 2기 정부의 출범과 함께 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 진단하는 책이다. 방송사의 중국 특파원으로 베이징과 선양에서 일한 저자는 지난 10년간 중국 전역을 다니며 취재한 기록을 담았다. 권력 집중, 부의 불평등, 경기 침체, 신냉전 초래 등 중국이 안고 있는 내·외부 문제가 망라됐다. 글로벌 수요 둔화와 2018년부터 시작된 미중 무역전쟁으로 해외 의존도가 높은 중국의 제조업은 이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저자는 제조업과 첨단기술, 금융 중심지인 광저우에서 매년 열리는 ‘캔톤페어’의 모습을 보여준다. 잠실운동장 15개 크기의 대형 전시장들이 꽉꽉 찼던 과거와 달리 미국 바이어들이 줄며 썰렁해졌다. 세계의 공장이라 불리는 광저우 옆의 둥관은에는 텅 빈 창고와 불 꺼진 공장 건물이 넘친다. 팬데믹의 영향으로 상당수 중소 제조업체들이 도산하거나 폐업했다. 시진핑 주석은 2021년 고속성장에 따른 부작용인 도농 격차, 소득 불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