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도국 지한파(知韓派) 에너지인재 키우는 '고려대 그린스쿨'
티다 뮌트 씨는 미얀마 에너지부 소속 공무원이다. 그는 내년 초 고려대 에너지환경정책기술대학원(그린스쿨) 1기로 석사과정을 마칠 예정이다. 그가 준비 중인 논문은 ‘태양광 패널 세척의 경제성 분석’에 관한 것이다. 인건비가 저렴한 개발도상국에서 실제 정책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그린스쿨의 ‘융합형’ 교수들과 상의한 끝에 정한 주제다.

고려대 그린스쿨이 교육 분야 국제협력의 새로운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뮌트씨처럼 개발도상국 내 ‘지한파’를 양성, 향후 국내 에너지 기업들의 해외 진출에 길을 터주는 역할을 할 것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개설된 그린스쿨의 이번 프로그램은 국제에너지기술정책전문가과정(GETPPP)이다. 개도국 에너지 관련 정부부처 공무원과 국영기업 임직원을 대상으로 석·박사 과정이 마련됐다. 현재 동남아시아·중앙아시아·아프리카 등 개도국 14개국 16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다. 김동환 그린스쿨 원장(사진)은 “학생 개개인이 본국으로 돌아가 실제 정책에 활용할 수 있는 연구를 하도록 장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등록금과 생활비는 산업통상자원부가 댄다. 일종의 국비장학생 형태다. 포스코에너지, 한국중부발전 등 현지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둔 기업이 전략적으로 장학생을 추천·후원하기도 한다. 김 원장은 “정부나 기업의 에너지사업 해외 진출에 걸림돌이 많아서 핵심 담당자를 ‘지한파’로 길러내는 게 효율적 투자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린스쿨은 2010년 고려대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손잡고 만든 ‘학연 협력’ 모델이다. KIST는 우수인력 확보, 고려대는 연구 인프라 활용으로 ‘윈윈’ 효과를 내고 있다. 특화 전문대학원 형태의 선도적 시도라는 평가다.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