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롯데그룹에 러시아 연해주의 곡물농장을 판다. 비핵심자산을 매각하고 주력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선제 구조조정의 일환이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상사는 지난 18일 이사회를 열어 현대미하일로프카농장·현대하롤농장 지분 100%와 현대프리모어농장 지분 49.99%를 320억원에 사들이기로 했다. 인수금액은 바뀔 수 있다.

현대중공업이 2011년 인수한 현대미하일로프카농장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북쪽으로 150㎞가량 떨어진 곳에 있다.

농장 면적은 여의도의 23배에 달하는 6611만㎡ 규모로 콩과 밀, 귀리 등의 곡물을 생산한다. 지난해 말 기준 자본총계는 116억원이다. 작년 매출 14억원, 순이익 2억원을 올렸다.

현대중공업이 2009년 매입한 현대하롤농장 면적은 9917만㎡에 달하며 콩과 옥수수 등을 생산한다. 지난해 매출 32억원, 순이익 5억원을 거뒀다. 현대프리모어농장의 지난해 말 기준 자본총계는 68억원, 작년 매출은 2억원이다.

현대중공업은 2009년 들어 신규 사업 차원에서 러시아 농장을 잇따라 사들였다. 충남 서산간척지에 이어 해외 식량영토를 개척하려는 의지가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농장에서 생산한 옥수수 등을 국내로 들여와 판매하기도 했다.

하지만 조선업황이 악화하면서 구조조정 차원에서 해외 농장 매각을 결정했다는 분석이다. 이 회사는 농장은 물론 블라디보스토크 현대호텔 지분(100%)도 매각하기 위해 롯데와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