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북극의 여름' 나는 동식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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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엔 북극에 갑니다
북위 82도, 그린란드 최북단에서 북극해와 맞닿아 있는 난센란(nansenland). 이제껏 인간이 살았다는 기록이 없는 땅이다. 북극해와 맞닿은 이곳은 극지 생태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여름엔 북극에 갑니다》는 이원영 극지연구소 선임연구원이 한국인 최초로 간 난센란에서 써내려간 40여 일의 생태일기다. 생태학자인 이 연구원은 지난해 여름과 올여름 연구소 동료 다섯 명과 함께 북극 생태와 화석 연구를 위해 이곳에 머물렀다. 저자는 작가 못지않은 글솜씨로 야생도감, 다큐멘터리에서나 볼 수 있는 북극 생명체들을 직접 찍은 사진과 함께 생생하게 소개한다.
그는 캠프를 차리고 본격적으로 탐사를 시작하니 걸음걸음이 조심스러웠다고 한다. 새끼를 보호하려는 긴꼬리도둑갈매기, 세가락도요, 흰죽지꼬마물떼새들은 둥지 가까이 다가가면 날카로운 경계음을 냈고 사향소의 커다란 뿔과 치렁치렁한 털뭉치의 거대한 몸집은 당당하던 걸음도 주춤하게 했다고 했다. 경계심이 강한 북극토끼를 가까이서 한번이라도 보기 위해 몇 시간씩 야금야금 기며 줄다리기를 하기도 했다. 여름을 맞아 짙은 갈색으로 털색을 바꾸고 어린 새를 물고 총총거리며 걷는 북극여우, 고기 냄새를 맡고 텐트 주변을 어슬렁거리며 킁킁거리는 회색늑대 등을 포착한 묘사와 사진에서 저자의 애정 어린 시선이 느껴진다. 저자는 “북극 동식물들은 짧디짧은 여름을 그저 흘려보내기만 하지 않는다”며 “그 순간이 생명의 시간임을 잊지 않고, 모든 여름을 처음이자 마지막인 것처럼 정성을 다해 보낸다”고 말한다. (글항아리, 288쪽, 1만5000원)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
《여름엔 북극에 갑니다》는 이원영 극지연구소 선임연구원이 한국인 최초로 간 난센란에서 써내려간 40여 일의 생태일기다. 생태학자인 이 연구원은 지난해 여름과 올여름 연구소 동료 다섯 명과 함께 북극 생태와 화석 연구를 위해 이곳에 머물렀다. 저자는 작가 못지않은 글솜씨로 야생도감, 다큐멘터리에서나 볼 수 있는 북극 생명체들을 직접 찍은 사진과 함께 생생하게 소개한다.
그는 캠프를 차리고 본격적으로 탐사를 시작하니 걸음걸음이 조심스러웠다고 한다. 새끼를 보호하려는 긴꼬리도둑갈매기, 세가락도요, 흰죽지꼬마물떼새들은 둥지 가까이 다가가면 날카로운 경계음을 냈고 사향소의 커다란 뿔과 치렁치렁한 털뭉치의 거대한 몸집은 당당하던 걸음도 주춤하게 했다고 했다. 경계심이 강한 북극토끼를 가까이서 한번이라도 보기 위해 몇 시간씩 야금야금 기며 줄다리기를 하기도 했다. 여름을 맞아 짙은 갈색으로 털색을 바꾸고 어린 새를 물고 총총거리며 걷는 북극여우, 고기 냄새를 맡고 텐트 주변을 어슬렁거리며 킁킁거리는 회색늑대 등을 포착한 묘사와 사진에서 저자의 애정 어린 시선이 느껴진다. 저자는 “북극 동식물들은 짧디짧은 여름을 그저 흘려보내기만 하지 않는다”며 “그 순간이 생명의 시간임을 잊지 않고, 모든 여름을 처음이자 마지막인 것처럼 정성을 다해 보낸다”고 말한다. (글항아리, 288쪽, 1만5000원)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