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에너지시장 진출 시 '마중물' 될 것
'학연 협력' 특화전문대학원으로 차별화
![김동환 원장은 "고려대 그린스쿨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미래 수요가 큰 분야를 타깃팅한 특화 전문대학원"이라고 소개했다.](https://img.hankyung.com/photo/201710/01.14991356.1.jpg)
GETPPP는 고려대 그린스쿨이 개발도상국 에너지 관련 정부부처 공무원과 국영기업 임직원 대상으로 개설한 석·박사 학위과정이다. 등록금과 생활비는 산업통상자원부가 댄다. 일종의 국비장학생 형태다. 포스코에너지, 한국중부발전 등 현지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둔 기업이 전략적으로 장학생을 추천·후원하기도 한다. 김동환 원장은 “정부나 기업의 에너지사업 해외 진출에 걸림돌이 많아 핵심 담당자를 지한파(知韓派)로 길러내는 게 효율적 투자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문을 연 GETPPP에는 동남아시아·중앙아시아·아프리카 등 개도국 14개국 16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다. 그린스쿨은 이들이 본국으로 돌아가 실제 정책에 적용할 수 있는 연구를 장려하고 있다.
내년 초 1기로 석사과정을 졸업하는 미얀마 에너지부 소속 티다 뮌트(Thida Myint) 씨의 학위논문 주제는 ‘자국 태양광 패널 세척의 경제성 분석’이다. 인력으로 패널에 낀 먼지를 닦아내 태양광 발전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태양광 전문가인 김 원장은 “패널 세척기술 개발·적용은 어렵고 인건비는 싼 개도국에선 시도해볼 만한 모델”이라고 말했다.
그린스쿨은 2010년 고려대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손잡고 만든 ‘학연 협력모델’이다. 고려대는 연구 인프라 활용, KIST는 우수인력 확보로 상호 윈윈(win-win) 효과를 냈다. 특화 전문대학원 형태의 선도적 시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단순 기술인재를 넘어 전문성을 갖추고 에너지환경정책을 다룰 수 있는 융합형 인재 양성을 목표로 잡았다. 이날 모인 그린스쿨 소속 교수들부터 신소재공학, 자원·환경경제학, 경제학, 경영학 등 전공이 모두 달랐다.
학과 간 장벽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학부 인문·사회계 전공 후 그린스쿨에 진학한 학생들은 기술 분야를 ‘절벽’으로 인식하곤 했다. 김 원장은 “그럼에도 이 방향이 맞다. 여러 방법을 찾아가며 융합교육을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인문·사회계 색채가 짙은 고려대가 이공계 강화를 위해 선택한 ‘큰 그림’의 일환인 셈이다. 그린스쿨 설립 논의 단계부터 타 전공 교수들과 머리를 맞댄 김 원장은 “고려대의 기존 강점을 살리고 미래 수요가 크면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키울 수 있는 분야여야 한다고 판단했다”면서 “그린스쿨은 외국인 신입생뿐 아니라 국내 학생들도 20일부터 선발한다”고 귀띔했다.
☞ 개도국 지한파(知韓派) 에너지인재 키우는 '고려대 그린스쿨'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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