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건물 전경. 한국경제DB
한국은행 건물 전경. 한국경제DB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0월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12월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지만 북한 리스크에 따른 불확실성, 막대한 가계부채 문제가 금리 동결의 배경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 금통위는 19일 전체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연 1.25%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했다. 지난해 6월 한 차례 금리 인하를 단행한 뒤 16개월째 사상 최저 수준의 금리가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한은은 최근 몇 달 간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내비쳐왔다. 신인석 금통위원이 최근 공식석상에서 "현재 기준금리는 충분히 낮아서 중립금리를 하회한다"고 밝힌 게 대표적이다. 중립금리는 각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결정시 주요 판단 기준 중 하나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지난 9일 "경기 회복세가 확인된다면 (통화 정책의) 완화 정도를 줄여나갈 수 있다는 메시지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특히 연내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사실상 예고돼 있는 점은 한국 내 금리 인상 압력을 높이는 이유다. 한은이 올해 안에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한·미 간 금리 역전이 발생한다. 이 경우 글로벌 자금이 국내 금융시장에서 대거 이탈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북핵 리스크가 여전히 금리 인상의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은 올해 들어 통화정책과 관련해 가계부채 누증과 부동산 시장의 과열을 중점적으로 우려해왔다"면서도 "금통위에서는 북한 리스크에 따른 외국인 자금의 유출 가능성과 금융시장 불확실성에 더 초점을 맞추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1400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가계부채 문제도 금리 동결을 이끈 주된 요인이다. 글로벌 긴축 기조에 맞춰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경우 빚을 진 가계의 이자 상환 부담은 커질 수 있다.

문홍철 동부증권 연구원은 "금리인상 논의가 앞으로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가계부채 종합대책의 효과를 지켜본 뒤 금리인상에 대한 논의를 해도 늦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은행은 금리 결정과 함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함께 발표한다. 지난 7월 연 2.6%에서 2.8%로 올려잡은 가운데, 이날 추가 상향 조정이 예상된다. 최근 수출 호조세가 이어진 점이 상향 조정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들은 국내 경제 성장률 전망치로 3.0%를 제시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한은이 2.9~3.0%의 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할 것으로 관측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