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의 10년간 수백억 주식횡령 몰랐던 대화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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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제약 주가 10% 하락
대화제약의 전 총무팀장이 10년에 걸쳐 수백억원대 주식을 횡령하다 적발됐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화제약 주가는 최근 일주일 동안 10% 가량 떨어졌다.
회사 측은 횡령금액이 큰 만큼 주가 하락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제약사 직원들의 주식 횡령, 불공정 거래 사건이 잇따르는 만큼 관련 규정을 강화하고 예방 대책을 마련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대화제약의 주식담당자인 윤 모 전 총무팀장은 지난 10년 간 대주주의 개인주식 113만7000주를 비롯해 자사주 5만주 등 총 118만7000주를 횡령했다. 피해를 본 대주주는 대화제약의 이한구 명예회장과 김운장 명예회장, 현 대표이사인 노병태 회장이다.
이번 사건으로 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은 37.74%에서 31.51%로 6.23%포인트 줄었다. 윤씨가 횡령한 주식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300억여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일은 대화제약이 지난 17일 회사 홈페이지와 공시를 통해 직원의 횡령 사실을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윤씨가 10년 간 수차례에 걸쳐 대주주의 주식을 마음대로 거래했는데도 회사 측이 이를 감지하지 못한 것이다. 대화제약 측은 "윤씨가 대주주의 신뢰와 자신의 직위를 이용해 치밀한 계산 아래 대담하게 행해진 횡령이어서 알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윤씨의 범행 과정을 살펴보면 대주주의 개인정보 유출, 주식배당 폐쇄명부 조작 등 회사 측의 관리 부실로 인한 허점이 적지 않다.
2001년 입사 후 주식 및 공시 업무를 담당했던 윤씨는 대화제약이 코스닥에 상장하는 과정에서 대주주의 증권카드, 도장, 증권계좌 비밀번호 등을 소지했다. 이를 이용해 2005년부터 대주주들의 주식을 본인 명의의 증권계좌로 현물 출고해 자신의 계좌로 입고시킨 후 매도 담보대출을 받아 개인채무 변제, 주식 거래 등에 사용했다.
주식배당 전 폐쇄명부도 조작했다. 주식배당을 위한 폐쇄명부는 CD 형태로 수령일로부터 30일의 유효기간이 지나면 열람할 수 없도록 보안장치가 돼있다. 윤씨는 이점을 이용, 횡령한 주식을 은폐하기 위해 CD를 자신의 컴퓨터에 다운 받은 후 횡령하기 전 주식 수로 수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화제약은 윤씨가 횡령한 자사주 5만주 중 2만2800주를 회수 조치했고 횡령건으로 발생한 회사의 손해는 피의자의 재산 환수를 통해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또 윤씨를 특정경제범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사기), 사문서 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죄 죄목으로 지난 9월 25일자로 방배경찰서에 고소했다.
이번 사건으로 제약사 임직원들의 주식 거래와 관련한 규정을 대폭 강화해야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직원들이 내부 정보를 이용해 불공정 주식 거래를 한 한미약품 사태 이후 제약바이오주를 둘러싼 사고들이 잇달아 터지고 있어서다.
최근에는 공영홈쇼핑 직원들이 내츄럴엔도텍의 '백수오' 홈쇼핑 방영 정보를 미리 알고 주식을 매수한 뒤 되팔아 차익을 남긴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분을 샀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주식시장에서 제약바이오주가 급등하면서 불공정 거래 사고가 부각되고 있다"며 "제약사들이 IR담당자뿐만 아니라 임직원의 윤리 교육과 주식 거래 내부 규정 강화를 통해 비슷한 범죄가 재발되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회사 측은 횡령금액이 큰 만큼 주가 하락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제약사 직원들의 주식 횡령, 불공정 거래 사건이 잇따르는 만큼 관련 규정을 강화하고 예방 대책을 마련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대화제약의 주식담당자인 윤 모 전 총무팀장은 지난 10년 간 대주주의 개인주식 113만7000주를 비롯해 자사주 5만주 등 총 118만7000주를 횡령했다. 피해를 본 대주주는 대화제약의 이한구 명예회장과 김운장 명예회장, 현 대표이사인 노병태 회장이다.
이번 사건으로 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은 37.74%에서 31.51%로 6.23%포인트 줄었다. 윤씨가 횡령한 주식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300억여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일은 대화제약이 지난 17일 회사 홈페이지와 공시를 통해 직원의 횡령 사실을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윤씨가 10년 간 수차례에 걸쳐 대주주의 주식을 마음대로 거래했는데도 회사 측이 이를 감지하지 못한 것이다. 대화제약 측은 "윤씨가 대주주의 신뢰와 자신의 직위를 이용해 치밀한 계산 아래 대담하게 행해진 횡령이어서 알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윤씨의 범행 과정을 살펴보면 대주주의 개인정보 유출, 주식배당 폐쇄명부 조작 등 회사 측의 관리 부실로 인한 허점이 적지 않다.
2001년 입사 후 주식 및 공시 업무를 담당했던 윤씨는 대화제약이 코스닥에 상장하는 과정에서 대주주의 증권카드, 도장, 증권계좌 비밀번호 등을 소지했다. 이를 이용해 2005년부터 대주주들의 주식을 본인 명의의 증권계좌로 현물 출고해 자신의 계좌로 입고시킨 후 매도 담보대출을 받아 개인채무 변제, 주식 거래 등에 사용했다.
주식배당 전 폐쇄명부도 조작했다. 주식배당을 위한 폐쇄명부는 CD 형태로 수령일로부터 30일의 유효기간이 지나면 열람할 수 없도록 보안장치가 돼있다. 윤씨는 이점을 이용, 횡령한 주식을 은폐하기 위해 CD를 자신의 컴퓨터에 다운 받은 후 횡령하기 전 주식 수로 수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화제약은 윤씨가 횡령한 자사주 5만주 중 2만2800주를 회수 조치했고 횡령건으로 발생한 회사의 손해는 피의자의 재산 환수를 통해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또 윤씨를 특정경제범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사기), 사문서 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죄 죄목으로 지난 9월 25일자로 방배경찰서에 고소했다.
이번 사건으로 제약사 임직원들의 주식 거래와 관련한 규정을 대폭 강화해야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직원들이 내부 정보를 이용해 불공정 주식 거래를 한 한미약품 사태 이후 제약바이오주를 둘러싼 사고들이 잇달아 터지고 있어서다.
최근에는 공영홈쇼핑 직원들이 내츄럴엔도텍의 '백수오' 홈쇼핑 방영 정보를 미리 알고 주식을 매수한 뒤 되팔아 차익을 남긴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분을 샀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주식시장에서 제약바이오주가 급등하면서 불공정 거래 사고가 부각되고 있다"며 "제약사들이 IR담당자뿐만 아니라 임직원의 윤리 교육과 주식 거래 내부 규정 강화를 통해 비슷한 범죄가 재발되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