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그린 주변 플레이 벌타 논란 끝에 3라운드 대회로 축소 운영
KLPGA 최진하 경기위원장 사의…박인비 명예의 전당 가입 행사도 연기
KLPGA 메이저대회, 사상 초유의 선수 집단 반발로 1R 취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네 번째 메이저대회인 KB금융 스타챔피언십(총상금 8억원)이 선수들의 반발로 1라운드 경기가 취소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에 휩싸였다.

KLPGA 투어는 20일 "전날 열린 1라운드를 취소하고 오전 10시 40분부터 1라운드를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19일 경기도 이천 블랙스톤 골프클럽(파72·6천678야드)에서 열린 1라운드가 취소된 것은 그린과 그린 주변 지역(프린지)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아 생긴 논란 탓이다.

일부 선수들이 프린지 지역을 그린으로 착각, 공을 집어 들었고 이는 골프 규칙 18-2를 위반해 1벌타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KLPGA 경기위원회는 '그린 구역 경계가 명확하지 않았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벌타를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이에 대해 선수들이 공정하지 않은 처사라고 반발, 오전 9시 10분으로 예정됐던 20일 2라운드 시작을 거부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결국 KLPGA 투어는 전날 1라운드 결과를 취소하고 이날부터 1라운드를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대회는 3라운드로 축소됐다.

KLPGA 1부 투어 대회 경기가 선수들의 집단 반발로 취소된 것은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다.

2007년 KB국민은행 스타투어 4차 대회에서 1라운드 성적이 무효가 된 적은 있지만 선수 반발로 인한 것은 아니었다.

당시 첫날 경기가 폭우 때문에 진행에 차질을 빚어 둘째 날 1라운드 잔여 경기와 2라운드가 연달아 펼쳐졌다.

그러나 경기 진행 요원의 실수로 첫날 1라운드를 치른 선수들과 둘째 날 1라운드를 마친 선수들의 경기 조건이 달랐던 사실이 뒤늦게 발견됐다.

첫날은 17번 홀이 151야드였고, 둘째 날은 141야드로 줄어든 사실이 확인되면서 주최 측이 1라운드 경기가 모두 무효로 처리됐다.

1998년 국내 남자 대회인 KPGA 선수권대회에서는 2라운드 경기 도중 9번 홀 핀 위치가 급경사에 있어 경기 진행이 어렵다는 선수들의 하소연에 KPGA 경기위원회가 핀 위치를 평탄한 곳으로 옮겼다가 일부 선수들의 반발로 2라운드를 취소한 사례가 있다.

2007년 경북 경주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대회에서는 강풍 때문에 선수들의 요구로 최종 라운드가 취소됐고 이에 대회장을 찾은 팬들이 집단 반발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결국 선수들의 반발로 1라운드 경기 결과를 취소한 KLPGA는 "선수와 골프팬, 대회를 개최한 스폰서 등 모든 분께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 방지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최진하 KLPGA 경기위원장은 이번 일에 책임을 지고 사무국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한편 이날 2라운드 종료 후 열릴 예정이었던 박인비(29)의 KLPGA 명예의 전당 가입 기념행사도 다른 일정을 잡아 진행하기로 했다.

대회 관계자는 "대회 마지막 날 박인비의 명예의 전당 행사를 치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