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화학소재기업 도레이케미칼 주가가 장중 1년 최고가를 기록하고 거래량도 급증했다. 전날 일본 도레이가 2020년까지 한국 도레이그룹에 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게 투자심리를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도레이케미칼은 20일 400원(2.11%) 오른 1만9350원에 장을 마쳤다. 최근 1년 내 최고가다. 장 시작 직후에는 가격제한폭(30%)인 2만4600원까지 급등했지만 오후 들어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상승폭이 줄었다. 평소 1000주 안팎이던 거래량은 50만여 주로 급증했다. 전날 거래량은 1674주에 불과했다.

전날 일본 도레이는 향후 4년간 한국 도레이그룹에 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도레이는 1963년 한국에 진출했으며 도레이케미칼 도레이첨단소재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한국도레이그룹은 대규모 투자를 발판삼아 지난해 2조8000억원이었던 그룹 매출을 2020년까지 5조원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대규모 투자 소식에 지난 2년 반 동안 횡보했던 도레이케미칼 주가가 크게 움직였다. 올 들어 도레이케미칼의 장중 최고가와 최저가의 차이는 2.9%에 불과할 정도로 주가에 변동이 거의 없었다. 이날을 제외한 최근 3개월간 하루 평균 거래량은 1433주에 불과했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186위인 대형주로는 이례적이다.

거래량이 극히 적은 이유는 2015년 3월 도레이케미칼이 자진 상장폐지를 선언하며 주식을 대부분 사들였기 때문이다. 도레이케미칼 모회사인 도레이첨단소재는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해 상장폐지하겠다”며 같은 해 4월과 7월에 걸쳐 도레이케미칼 주식을 공개매수했다. 하지만 소액주주 반발로 상장폐지 요건인 지분 95% 확보에 실패했다. 도레이첨단소재는 도레이케미칼 지분 90.48%(지난 6월 말 기준)를 갖고 있다. 자사주를 제외한 도레이케미칼 유통주식 수는 436만3218주로 전체 발행주식의 9.41%에 불과하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