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대통령의 책 읽기'
대통령에게 권하고 시민도 함께 읽는 26권의 책
대통령의 독서 목록은 늘 대중들의 관심 대상이다.

대통령의 독서 목록은 베스트셀러가 된다.

올해 여름 문재인 대통령이 휴가지에서 읽었다는 '명견만리'는 단숨에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올랐고 지금까지도 상위권에 머물러 있다.

대통령의 독서 목록을 공개하는 전통은 1961년 '라이프'지에 당시 존 F. 케네디 미국 대통령의 애독서 10선 기사가 큰 관심을 끈 것이 계기가 됐다고 한다.

당시 이언 플레밍의 007시리즈 중 하나인 '러시아 위드 러브'(Russia with love), 영화 '007 위기일발'로 잘 알려진 이 책이 포함된 것이 알려지면서 플레밍의 소설 판매량이 급증했다는 일화도 있다.

신간 '대통령의 책 읽기'(휴머니스트 펴냄)는 여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가 대통령에게 함께 읽고 토론할만한 책을 추천한다.

책의 문제의식은 2016년 촛불 광장은 우리가 시대가 마주한 문제들을 정확히 알고 공유하며 그 해결방안을 토론하면서 찾아 나가는 '실천하는 지민(知民)'임을 증명했다는 데서 출발한다.

시민들이 대통령과 함께 읽고 토론할 수 있는 추천 목록을 제안하는 진전된 '대통령의 책읽기'가 가능하고 필요한 시기가 왔다며 '대통령과 책 읽기'를 제안한다.

책에는 각계각층의 인사 26명이 '큐레이션'한 추천도서들이 담겼다.

물리학자와 철학자, 사회학자, 정치학자, 기생충학자, 한문학자, 경제학자, 여성학자, 미술사학자 등 필자들은 모두 글과 강연, 책을 통해 지속해서 발언해 온 인물들이다.

이진우 포스텍 인문사회학부 석좌교수는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을 추천했다.

그는 "대통령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세상에 관한 통찰을 얻고 급변하는 정세에 거리를 둠으로써 평정심을 잃지 않으며 국민에 대한 자신의 도덕적 신념을 따르는 책임 의식을 갖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 교수는 이것이 책을 읽지 않고서는 국가를 이끌 수 없는 이유라며 이를 몸소 실천한 사람이 '로마 5현제'의 마지막 황제인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라고 소개한다.

임지현 서강대 사학과 교수는 2015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소설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를 골랐다.

"남북관계는 물론 동아시아의 기억 정치, 타인의 아픔에 공감할 수 있는 정치 문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감을 얻을 수 있으리라"는 이유에서다.

이 밖에 마키아벨리의 '군주론'과 조은의 '사당동 더하기 25', 넬슨 만델라 자서전, 존 버거의 '다른 방식으로 보기',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 등이 추천도서에 포함됐다.

필진 중 한 명인 표정훈 출판평론가는 "국민과 대통령이 함께 읽는다는 것은 곧 우리 사회의 비전을 공유하며 소통한다는 뜻이며 같은 시간, 같은 시대를 살아가며 함께 고민하고 답을 찾아 나간다는 뜻"이라며 "이것이 우리가 대통령이 읽어야 할 책에 주목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출판사는 앞으로 '대통령의 책 읽기' 프로젝트로 책의 필자는 물론, 자치단체장과 국회의원, 공무원 등 프로젝트에 호응하는 다양한 사람들과 팟캐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356쪽. 1만8천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