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식 선술집인 이자카야는 국내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음식점이다. 그동안 가격대가 높은 고급 이자카야와 가격대가 아주 낮은 퓨전식 이자카야로 양분돼 있었다. 오뎅바, 꼬치구이 전문점과 같은 저가 업종이 대세였다. 가격과 품질, 인테리어 등을 모두 만족시킨 곳은 찾기 어려웠다. 서울 교대 근처에 있는 이자카야 전문점 ‘이주사 목로청’(사진)은 중간 가격대지만 좋은 품질을 원하는 소비자들을 타깃으로 했다. 메뉴 가격은 최소 5900원부터 시작하지만 주메뉴는 일반 호프집과 비슷한 1만5000~2만원 내외다. 여성 고객들이 많고, 실속형 소비를 즐기려는 40~50대 중장년층도 많이 찾는다. 인테리어도 독특하다. 일본 번화가 거리에서 길거리 음식을 먹는 분위기의 ‘스트리트 카페형’으로 차별화했다.
서울 강남 논현동 영동시장 내에 있는 ‘원할머니 국수·보쌈’도 중간시장을 공략했다. 질 좋은 식재료를 사용하지만 가격은 점심 8000원대(보쌈, 국수, 밥 포함)로 높지 않다. 점심시간 대엔 주변 직장인들이 몰려 대기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
수제버거 시장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작년에 코스닥에 상장한 ‘맘스터치’가 대표적이다. 후발 주자인 ‘마미쿡’도 주목받는다. 일반 햄버거가 대부분 90초대 냉동가열 패티 방식으로 조리하는 반면, 마미쿡은 신선한 생고기패티를 5~10분간 조리하는 방식으로 육즙을 살린다. 감자도 매장에서 직접 잘라 튀긴다. 주메뉴의 가격은 3000원대가 많다.
이런 점포를 찾는 소비자들은 가격은 저렴해도 제대로 된 음식을 즐기려는 사람들이다. 가격 거품을 뺐지만 품질 경쟁력은 갖춘 ‘B+프리미엄’ 브랜드들이 앞으로 더 주목받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