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QLED TV 비중 '마의 벽 10%' 돌파
삼성전자의 최상위 TV 모델인 QLED(양자점발광다이오드) TV가 출시 6개월 만에 판매 비중 10%를 돌파하며 정상 궤도에 올라섰다. 성수기를 앞두고 프리미엄 TV 판매비중이 가파르게 늘면서 삼성전자의 소비자가전(CE) 부문 실적이 예상보다 크게 호전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LG전자가 주도하는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진영과 삼성의 QLED TV 간 프리미엄 경쟁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 QLED TV 비중 '마의 벽 10%' 돌파
◆삼성 “점유율 다시 오른다”

삼성전자는 지난 20일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에서 ‘글로벌 TV시장 트렌드’를 주제로 연 기자간담회에서 올 1~8월 2500달러(약 280만원) 이상 세계 TV시장의 삼성전자 시장 점유율(GfK·NPD 기준)이 37%에 달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시장 점유율은 △1분기 32.8% △2분기 38% △7~8월 41% 등으로 상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에 따라 2위권인 LG전자 소니와의 시장 점유율 격차가 15%포인트 이상 벌어졌다고 했다. 프리미엄 TV시장에서 삼성을 맹추격하는 LG와 소니의 시장 점유율이 확연히 정체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이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전략마케팅팀 전무는 “대형 프리미엄 TV 시장에 집중하고 중소형 TV는 최소화하는 등의 새로운 판매 전략이 먹혀들면서 성과가 나오고 있다”며 “성수기인 4분기 실적은 더 좋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올 3분기 기준 QLED TV 매출 비중이 전체 TV 매출의 10%를 넘어섰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QLED TV는 삼성전자가 LG전자의 OLED TV ‘대항마’로 지난 4월부터 판매하기 시작한 TV 모델이다. 회사 관계자는 “6개월 전에 출시된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으로 가파른 성장세”라고 설명했다.

◆“실적 후진도 없다”

이날 삼성전자 간담회는 LG전자와 소니가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1위인 삼성을 제치고 올라섰다는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IHS 자료를 반박하는 차원에서 마련됐다. IHS에 따르면 소니는 올 2분기 2500달러 이상 TV시장에서 33.7% 점유율로 1위에 올랐다. 2위는 33.5%를 거둔 LG전자였다. 삼성전자는 17%로 3위에 그쳤다.

삼성전자가 근거로 삼은 GfK·NPD와 IHS 조사 결과가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조사 방식이 달라서다. 특히 IHS는 ‘50인치대 UHD(초고화질) TV’ 등으로 분류를 해 제품군의 가격 평균을 산출하기 때문에 모델별 실제 판매액을 개별 집계하는 GfK·NPD 조사보다 정밀도가 떨어진다는 것이 삼성 측 주장이다. 그동안 삼성전자가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의 신뢰도를 문제 삼은 사례는 거의 없었다.

앞서 삼성전자는 유튜브에 올레드 TV에서 ‘번인’ 현상이 생긴다는 내용의 동영상을 광고했다. 번인은 방송사 로고처럼 TV 패널에 장시간 떠 있는 자리의 자국이 지워지지 않는 부작용을 말한다. 2005년 세계 TV시장 1위에 오른 삼성전자가 경쟁사의 TV를 헐뜯는 네거티브 마케팅에 나선 것도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이날 자사의 TV 사업 판매 실적과 수익성이 하락하고 있다는 일각의 분석에도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이 전무는 “올해 삼성전자의 40인치 이하 중저가 모델 판매 대수는 지난해보다 10% 이상 감소할 전망이지만 금액 기준 TV 판매는 한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삼성전자 TV사업 매출이 전년보다 떨어질 것으로 보는 증권가의 전망과 거리가 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