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유럽 '밀리언셀러' 향해 질주
현대·기아자동차가 올해 유럽 진출 40년 만에 처음으로 ‘연 100만 대 판매’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투싼과 스포티지가 유럽에서 3년 연속 10만 대 이상 팔리는 등 선전을 이어가면서다. 올 들어 중국과 미국에서 고전하고 있는 현대·기아차에 유럽 시장이 새로운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22일 유럽자동차산업협회(ACEA)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올해 1~9월 유럽에서 76만2831대를 판매했다. 작년 동기 대비 5.4% 늘었다. 현대차는 같은 기간 3.0% 증가한 39만7907대를 팔았으며, 기아차는 8.1% 급증한 36만4924대를 판매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올 들어 9월까지 역대 최다 판매를 기록 중이며 이 추세라면 올해 유럽 판매량이 처음으로 100만 대를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94만712대를 팔았다.

1977년 유럽에 진출한 현대·기아차는 오랫동안 고전을 면치 못하다가 기아차(1995년)와 현대차(2000년)가 각각 현지 법인을 설립한 뒤 본격 성장세를 탔다. 2007년엔 처음으로 50만 대 판매 고지를 넘어섰다. 이후 10년 만에 유럽 판매량이 두 배로 늘면서 연 100만 대 판매를 목전에 두게 됐다. 유럽 진출 40년 만이다.

현대·기아차의 올해 유럽 판매량 증가율(5.4%)은 현지 시장 전체의 성장세를 넘어선 것이기도 하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유럽에서 팔린 자동차는 총 1202만6194대로 전년 대비 3.6% 늘어났다.

선봉엔 투싼과 스포티지 등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있다. 두 차량 모두 올해 유럽에서 3년 연속 10만 대 이상 팔릴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현대·기아차 차량 중 유럽에서 10만 대 넘게 판매한 차종은 투싼과 스포티지가 유일하다. 회사 관계자는 “3~4년 전만 해도 유럽에선 준중형 이하의 작은 차가 주력 차종이었으나 최근 차 값이 비싼 SUV 판매 비중이 늘면서 수익성도 좋아지고 있다”며 “이달 말 현지에 출시하는 소형 SUV 코나와 스토닉이 가세하면 유럽 판매량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친환경차인 아이오닉과 니로도 지난달까지 유럽에서 각각 1만5988대, 2만4677대 판매되며 선전을 이어가고 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