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방문 여부 등도 주목
최대 관심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비무장지대(DMZ) 방문 여부다. 1983년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방한 이래 역대 미 대통령은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을 제외하고는 전부 DMZ를 방문했다. 미 대통령이 DMZ를 찾는 것만큼 한·미 동맹의 굳건함을 보여주기에 최적의 장소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북핵 위협이 고조되는 가운데 북·미 간 ‘말 전쟁’이 심해질 상황 등을 우려해 양국 정부 모두 DMZ 방문 여부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달 8일 예상되는 트럼프 대통령의 국회 연설 내용은 한·미 동맹의 시금석이 될 수 있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23일 여야 원내대표와 만나 구체적인 연설 절차를 논의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동맹 강화와 북핵 대응, 동북아시아 정세 및 정책 비전을 얘기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예상치 못한 발언을 수시로 해왔다는 점에서 국회 연설에서 한국 정부 기조와 다른 발언을 할 경우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특히 대화와 제재를 병행한 평화적 북핵 해결을 내세운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기조와 달리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강경조치를 거듭 강조한다면 한·미 동맹 이상설까지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방위비 분담금 협상 등 양국 쟁점 현안을 언급한다면 파장은 일파만파 확산될 것으로 예측된다.
북한은 지난달 15일 대륙 간 탄도미사일(ICBM) ‘화성 14형’을 발사한 뒤 한 달여 넘게 잠잠하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순방 중 강력한 대북 경고 메시지를 쏟아낸다면 북한이 미사일 도발로 맞대응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방한을 앞두고 한반도 문제를 다룰 핵심 보직인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와 주한 미국대사를 임명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주한 미국대사는 마크 리퍼트 전 대사가 지난 1월 퇴임한 이래 계속 공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경호는 양국 협동으로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측에선 경호처가 주도하되 DMZ 등 군사기지를 방문할 경우 경찰과 군도 함께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숙소는 경호상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역대 미 대통령들은 남산에 둘러싸여 경호가 용이하고 유사시 인근에 있는 용산 미군기지를 경호부대로 활용할 수 있는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을 주로 숙소로 사용해왔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