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내놓은 보급형 전기자동차 ‘모델3’. 기본형 가격은 3만5000달러(약 4000만원)로 기존 ‘모델S’에 비해 절반 가까이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한경DB
테슬라가 내놓은 보급형 전기자동차 ‘모델3’. 기본형 가격은 3만5000달러(약 4000만원)로 기존 ‘모델S’에 비해 절반 가까이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한경DB
한동안 승승장구하던 테슬라가 최근 위기에 봉착했다는 우려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전기자동차 생산 3단계 계획의 마지막 단계로 설정한 보급형 ‘모델3’의 대량생산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게 위기설의 배경이다.

테슬라가 작년 3월 예약판매를 시작한 모델3는 4000만원 전후의 상대적으로 저렴한 판매가격으로 세계적 주목을 받았다. 사전계약량만 50만 대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4월 초 미국 뉴욕증시에서 테슬라의 시가총액이 제너럴모터스(GM)를 제치고 미국 자동차업계 1위에 오른 데는 모델3 기대감이 반영됐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테슬라가 과연 모델3를 제때 생산할 수 있을지 의심하고 있다.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는 “테슬라 주가가 향후 12개월 내 반 토막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장의 우려는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머스크는 지난 7월 트위터에 “모델3로 우리는 ‘생산지옥(production hell)’에 빠져있다”며 모델3 대량생산이 순조롭지 않다는 점을 내비쳤다. 테슬라는 지난 2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지난 3분기 동안 모델3 총 260대를 생산해 220대를 인도했다”고 밝혔다. 테슬라가 세웠던 분기 생산목표량의 17%에 불과한 수준이다.

테슬라는 모델3 생산차질 탓에 지난 9월 선보이겠다고 공언한 자율주행 전기트럭의 공개 시점을 두 차례나 연기했다. 핵심 인력이 줄줄이 이탈하고 있는 것도 테슬라 위기설을 증폭시키고 있다. 배터리 사업부를 이끌던 커트 켈티가 지난 8월 회사를 떠났다. 9월에는 11년간 테슬라에 근무했던 디아무이드 오코넬 부사장마저 사표를 제출했다.

블룸버그통신 등은 혁신적인 차량을 소량생산하던 단계에서 대량생산 체제로 접어들면서 테슬라가 혹독한 ‘성장통’을 겪고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