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나서 면세점 사업 못한다더니… 제주공항면세점 설명회 12개사 총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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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차료 기존 정액제 대신 매출서 떼는 요율제 도입
"흑자 내볼 만" 입찰 열기
"사업반납 업체 자격 있나" 일각에선 벌써 견제 나서
"흑자 내볼 만" 입찰 열기
"사업반납 업체 자격 있나" 일각에선 벌써 견제 나서
지난 20일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 대회의실에 국내외 12개 면세점 관계자들이 총집합했다.
제주국제공항 3층 출국장 면세점 입찰 설명회 자리. 롯데 신라 신세계 현대백화점 두산 등 국내 주요 면세점 사업자는 다 모였다. SM 시티 등 중소·중견 면세점과 글로벌 1위 사업자 스위스의 듀프리까지 참석했다.
이들은 “공항 면세점 운영을 하다 중도에 철수했어도 법인을 바꿔 입찰하면 감점이 없는지” 등 질문을 쏟아냈다.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크게 줄었지만 제주공항 면세점에 대한 관심은 높았다.
◆임차료, 정액제서 정률제로
제주국제공항 면세점은 한화갤러리아가 사업 포기를 결정해 매물로 나왔다. 한화갤러리아는 지난 7월 “중국인 관광객 감소로 연 250억원의 임차료를 감당할 수 없게 됐다”며 철수하겠다고 밝혔다. 공사 측은 “빈 공간으로 둘 수 없으니 새 사업자가 선정되기 전까지 영업을 해달라”고 요청하고 임차료를 대폭 깎아줬다. 한화갤러리아는 올 연말까지 운영한다.
공사는 이후 새로운 임차료 산정 방식을 도입했다. 금액을 정해놓고 받는 정액제가 아니라, 매출의 일부를 떼 가는 ‘고정요율제’다. 그동안 업계가 요구한 것을 받아들였다. 공사 측이 제시한 최소 고정요율은 20.4%. 1000원을 벌면 최소 204원을 내야 한다. 입찰에선 그 이상을 써내야 한다. 입찰 마감은 다음달 6일이다.
이 공고가 나온 뒤 업계가 들썩이기 시작했다. 연 매출 500억원을 가정하면 임차료가 100억원 안팎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기존 임차료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업계 관계자는 “고정요율로 30~35%를 내도 이익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면세점 운영 노하우를 갖고 있는 롯데 신라 등은 임차료로 40% 이상을 지급해도 영업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 신라 신세계 등 면세점업계 ‘빅3’는 입찰 참여를 사실상 확정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중소·중견기업 가점을 받을 수 있는 SM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명분 싸움’ 시작
중국의 사드 보복이 점차 풀릴 것이란 기대도 이번 입찰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 신규 사업자는 영업 개시일로부터 향후 5년간 운영권을 확보한다. 이 기간이면 중국인 관광객이 예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다른 면세점 관계자는 “제주공항 면세점의 중국인 관광객 매출 비중은 약 80%에 달하기 때문에 단체 관광이 재개되면 큰 수혜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일부 업체가 이번 입찰에 참여하는 게 ‘명분이 약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세계는 지난해 김해공항 면세점 운영권을 반납한 게 취약 부분이다. 영업기간(5년)을 다 채우지 못하고 2년여 만에 철수했다. 사업 철수는 입찰 시 감점 사항이다. 하지만 신세계는 감점 대상이 아니다. 당시 사업 주체였던 신세계 조선호텔이 아니라 신세계DF란 다른 계열사가 참여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롯데는 현재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철수를 검토 중인 게 약점이다. 인천공항공사 측에 임차료 대폭 삭감을 요구하면서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철수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기존 임차료도 제대로 내지 않으면서 다른 공항 면세점을 운영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신라는 2001년 인천공항 개항 초 최고가를 썼다 철회한 바 있다. 신라 몫은 롯데가 가져갔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제주국제공항 3층 출국장 면세점 입찰 설명회 자리. 롯데 신라 신세계 현대백화점 두산 등 국내 주요 면세점 사업자는 다 모였다. SM 시티 등 중소·중견 면세점과 글로벌 1위 사업자 스위스의 듀프리까지 참석했다.
이들은 “공항 면세점 운영을 하다 중도에 철수했어도 법인을 바꿔 입찰하면 감점이 없는지” 등 질문을 쏟아냈다.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크게 줄었지만 제주공항 면세점에 대한 관심은 높았다.
◆임차료, 정액제서 정률제로
제주국제공항 면세점은 한화갤러리아가 사업 포기를 결정해 매물로 나왔다. 한화갤러리아는 지난 7월 “중국인 관광객 감소로 연 250억원의 임차료를 감당할 수 없게 됐다”며 철수하겠다고 밝혔다. 공사 측은 “빈 공간으로 둘 수 없으니 새 사업자가 선정되기 전까지 영업을 해달라”고 요청하고 임차료를 대폭 깎아줬다. 한화갤러리아는 올 연말까지 운영한다.
공사는 이후 새로운 임차료 산정 방식을 도입했다. 금액을 정해놓고 받는 정액제가 아니라, 매출의 일부를 떼 가는 ‘고정요율제’다. 그동안 업계가 요구한 것을 받아들였다. 공사 측이 제시한 최소 고정요율은 20.4%. 1000원을 벌면 최소 204원을 내야 한다. 입찰에선 그 이상을 써내야 한다. 입찰 마감은 다음달 6일이다.
이 공고가 나온 뒤 업계가 들썩이기 시작했다. 연 매출 500억원을 가정하면 임차료가 100억원 안팎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기존 임차료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업계 관계자는 “고정요율로 30~35%를 내도 이익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면세점 운영 노하우를 갖고 있는 롯데 신라 등은 임차료로 40% 이상을 지급해도 영업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 신라 신세계 등 면세점업계 ‘빅3’는 입찰 참여를 사실상 확정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중소·중견기업 가점을 받을 수 있는 SM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명분 싸움’ 시작
중국의 사드 보복이 점차 풀릴 것이란 기대도 이번 입찰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 신규 사업자는 영업 개시일로부터 향후 5년간 운영권을 확보한다. 이 기간이면 중국인 관광객이 예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다른 면세점 관계자는 “제주공항 면세점의 중국인 관광객 매출 비중은 약 80%에 달하기 때문에 단체 관광이 재개되면 큰 수혜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일부 업체가 이번 입찰에 참여하는 게 ‘명분이 약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세계는 지난해 김해공항 면세점 운영권을 반납한 게 취약 부분이다. 영업기간(5년)을 다 채우지 못하고 2년여 만에 철수했다. 사업 철수는 입찰 시 감점 사항이다. 하지만 신세계는 감점 대상이 아니다. 당시 사업 주체였던 신세계 조선호텔이 아니라 신세계DF란 다른 계열사가 참여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롯데는 현재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철수를 검토 중인 게 약점이다. 인천공항공사 측에 임차료 대폭 삭감을 요구하면서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철수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기존 임차료도 제대로 내지 않으면서 다른 공항 면세점을 운영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신라는 2001년 인천공항 개항 초 최고가를 썼다 철회한 바 있다. 신라 몫은 롯데가 가져갔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